비서실장 때 ‘최순실 게이트 연결고리’ 속속 드러나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7·사진)이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된 지난해 4월19일 일본에서 면역세포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지난해 4월9일 목숨을 끊기 전 “2006년 9월경 김 전 실장에게 10만달러를 건넸다”고 밝힌 지 불과 열흘이 지난 시점이다.
김 전 실장은 지난해 4월19일 부인과 함께 일본으로 출국해 일본 차병원(TCC)에서 면역세포 치료를 받고 이튿날 귀국했다. 면역세포 치료는 자신의 혈액에서 뽑은 면역세포를 배양한 뒤 몸에 주사하는 치료법이다. 국내에서는 금지돼 있지만 일본에서는 가능하다. 차병원그룹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약 50% 할인된 가격으로 치료를 받았다.
김 전 실장이 면역세포 치료를 받은 시점은 성 전 회장이 서울 평창동 야산에서 목을 매 목숨을 끊은 열흘 뒤다.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06년 9월 김 전 실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독일에 갈 때 10만달러를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고 밝혔다. 성 전 회장 메모에는 김 전 실장 이름 옆에 금액(10만달러)과 날짜(2006년 9월26일)가 적혀 있었다.
김 전 실장은 갑작스러운 일본 출국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일본의 한 병원에 부인의 진료 예약이 돼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전 실장 본인도 면역세포 치료를 받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거짓으로 드러났다.
김 전 실장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정황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검찰 조사에서 “김 전 실장이 최순실씨를 소개해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7월 말 박 대통령의 저도 휴가 때 김 전 실장은 최씨와 동행했다는 증언도 보도됐다. 또 박 대통령의 2006년 독일 방문 때 최씨와 전남편 정윤회씨가 동행했다는 교민 증언도 나왔다.
김 전 실장은 또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망록을 통해 ‘장차관 사생활 조사’ ‘세계일보 압수수색 검토’ ‘야당 의원 고발조치’ 등을 지시한 사실이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