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지지율 낮은 두 후보, ‘약점 보완’ 행보
이, 청년들 만나 “억강부약 정신 따라 공공주택 우선 공급”
윤, 청년의날 행사 챙기고 “이준석 만나 유익한 조언 들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여야 대선 대진표가 확정된 첫 주말 청년층 공략에 나섰다. 두 후보는 거대 여야 정당의 대선 후보지만 2030세대의 지지율은 낮은 편이다. 두 후보 모두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청년 쟁탈전’을 시작한 셈이다. 이 후보는 청년 주거대책 제안 등 부동산 공급 정책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후보 선출 이후 첫 일정으로 청년 관련 행사를 찾았다.
2030세대에서의 낮은 인기는 두 후보 모두에게 아킬레스건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조사해 5일 발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후보는 18~29세에서 20%였는데, 이는 40대 지지율(44%)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숫자다. 윤 후보도 18~29세에서 3%, 30대에서 7% 등 한 자릿수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후보의 주말 키워드는 ‘청년’이었다. 이 후보는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간병하다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숨지게 한 22세 청년의 사례가 담긴 기사를 공유하며 “희망 잃은 청년을 구하기 위해 포퓰리즘이 필요하다면 포퓰리즘이라도 기꺼이 하겠다”고 적었다.
이 후보는 전날 서울 동대문구 청년공유주택을 찾아 청년들을 만났다. 이 후보는 청년들에게 주거 불안에 대한 고민을 들은 뒤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없는 대규모 공공주택 공급계획을 갖고 있다”며 “억강부약 정신에 따라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계층인 청년들에게 우선으로 (공공주택) 포션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본주택’ ‘누구나주택’으로 이름 붙인 공공주택의 일부를 청년들에게 우선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청년공유주택 옥상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청년들과 함께 소고기를 구워 먹었다.
이 후보는 전날 쿠팡플레이의 코미디 프로그램인 <SNL코리아>의 ‘주 기자가 간다’ 코너에 출연했다. 이 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전날 SNS에 이 후보가 휴대폰으로 청년들과 대화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윤 후보는 후보 선출 이후 첫날 공식 일정에 청년의날 기념식을 포함했고 처음 공식적으로 만난 사람도 30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였다.
윤 후보는 전날 ‘2021 대한민국 청년의날’ 기념식에서 “솔직히 청년들에게 참 미안하다는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며 “대통령 후보이기 전에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여러분께 참 미안하다”고 했다. 윤 후보는 “저는 여러분이 신명나게 젊음을 바칠 일자리를 만들고 기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겠다”면서 “집 걱정하지 않고 일과 공부에 매진하며 편히 쉴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어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이 대표와 점심 식사를 했다.
윤 후보는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2030 청년들과도 만났다. 정치권 인사로는 처음으로 이 대표를 만나 유익한 조언도 들었다”고 했다.
윤 후보 선출 이후 당 홈페이지와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자신을 2030세대라고 밝힌 국민의힘 당원들의 탈당 인증 사례가 게시됐다. “노인의힘이냐” “정권교체 물 건너갔다” “(홍준표 의원 지지를) 민주당의 역선택이라고 조롱하고, 우리를 ‘민주당 프락치’로 만드는데 ‘원팀’이 되겠나” 등의 글이 올라왔다. 윤 후보가 주말 청년층 공략에 집중한 배경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본격적인 집계는 하지 못했지만, 탈당 숫자가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윤 후보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청년 표심도 따라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