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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분양 ‘윤석열표 청년주택’, 신혼희망타운 물량에서 빼왔다

2022.10.27 13:13 입력 2022.10.27 15:56 수정

고덕강일3단지 900가구, 본래 전량 ‘신타’ 물량

‘한강뷰 신타’ 수방사 물량도 전량 청년주택으로

“왜 줬다 빼앗나” 세대간, 세대 내 갈등 우려

서울 성동구 상공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모습. 한수빈 기자

서울 성동구 상공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모습. 한수빈 기자

윤석열 정부가 올해 말부터 사전청약으로 서울에 공급 예정인 ‘청년주택’ 물량 상당수가 기존 ‘신혼희망타운’ 공급 예정 물량을 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등 입지가 좋은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경쟁률이 60~70대 1에 달할 정도로 신혼부부들의 선호도가 높은 곳이다.

27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청년주택 유형 중 ‘나눔형’의 경우 올 하반기부터 내년 하반기까지 사전청약이 실시된다. 선호도가 가장 높은 서울에선 ‘고덕강일3단지’에서 올 하반기에 500가구, 내년 하반기에 400가구 등 총 900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문제는 고덕강일3단지의 경우 서울시가 지난해 “1305가구를 지어 전부 신혼부부에게 저렴하게 공급하겠다”고 밝힌 물량이라는 점이다. 이 중 900가구가 이번 청년주택으로 전환된 셈이다.

지난 26일 발표된 정부의 청년주택 공급안을 보면 나눔형은 청년 15%, 신혼부부 40%, 생애최초 25%, 일반(추첨)공급 20%로 각각 배분된다. 이에따르면 고덕강일3단지에서 신혼부부 몫은 약 360가구 정도로 추정된다. 기존 서울시 계획에 따르면 900가구 전부가 신혼희망타운이 됐어야하지만 절반 이하로 공급량이 줄어든 것이다.

‘일반형’ 주택에서도 같은 사례가 있다. 청년주택으로 내년 상반기 사전청약 예정인 수방사 부지(동작구 본동) 물량 263가구 역시 본래 전부 신혼희망타운 물량이었다. 신혼부부 사이에선 ‘한강뷰’를 볼 수 있는 신혼희망타운으로 예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본래 이전 정부 시절인 지난해 4분기 사전청약에서 공급됐어야하지만 협의문제로 공급이 지연됐고, 당시 신혼부부들 사이에서 “실망이 크다”는 반응이 나왔다. 지난해 인근에서 신혼희망타운 사전청약이 실시된 서울 대방의 경우 경쟁률이 66대 1에 달했다.

당시 지연된 물량은 올해 사전청약에서 공급하는 것으로 예정됐지만 새 정부가 물량을 전부 청년주택으로 돌렸다. 일반형의 경우 신혼부부 물량은 20%로 나눔형보다 더 적다. 이에따르면 263가구 중 신혼부부 몫은 약 53가구 정도로 기존의 5분의 1 수준이다.

국토부 “문제없다”지만 경실련 등 “특정계층 집중, 정책 재검토해야”

정부는 26일 청년주택 발표 당시 “청년주택으로 인해 기존 신혼희망타운 물량이 2% 가량 줄어들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서울의 사례처럼 지역에 따라선 기존 감소 물량에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기존 공급계획과 청년주택 공급안으로 달라지는 지역별 물량 비율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청년주택 개념이 어차피 신혼부부도 포함하는 것이기 때문에 컨셉(개념)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청년주택이 만 19세~39세 미혼청년, 신혼부부, 생애최초 구입자 모두를 대상으로 하고 있고, 신혼부부 비중도 40%가 되는 등 꽤 비중을 뒀다”고 밝혔다.

국토부 주장과 달리 신혼희망타운과 청년주택은 단지 조성과정이나 청약가능대상 등에서 차이가 있다.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육아와 보육 등을 고려해 특화설계를 적용하는 추세인 반면 청년주택은 기존 일반 공공분양 주택으로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 청약 대상 역시 신혼희망타운은 연령과 관계 없이 혼인기간이나 자녀여부 등을 충족하면 되지만 청년주택에서 ‘청년’ 청약 요건은 연령(만19~39세) 및 미혼 요건이 필요해 대상이 한정적이다.

기존 신혼희망타운 물량 상당수가 청년주택으로 ‘전용’되면서 세대간, 혹은 같은 청년세대간 갈등이 불거질 우려가 제기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소득기준을 완화해서 청년들에게 혜택을 준다면 역차별 논란과 세대간 갈등이 조장될 위험이 있다”며 “특정계층에 집중된 정책으로 정책의 효과가 일부의 계층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정부가 전면적인 정책 재검토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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