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초청 영국교수 “기회 된다면 후쿠시마 물 10ℓ 마시겠다”

2023.05.19 17:15 입력 2023.05.19 17:31 수정 이두리 기자

“후쿠시마 수산물, 한국산과 차이 없어”

“삼중수소, 인체에 전혀 문제 안 돼”

“이런 물은 더 빨리 방류해야” 모순도

웨이드 앨리슨 옥스포드대학 명예교수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우리바다지키기TF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위험성이 과장됐다고 주장해 온 웨이드 앨리슨 옥스포드대학교 명예교수가 19일 국민의힘 초청 간담회에서 “기회가 된다면 후쿠시마 물 1리터(ℓ)가 아니라 그 10배도 마실 수 있다” “후쿠시마 수산물은 한국의 수산물과 마찬가지다”라고 주장했다. 앨리슨 교수는 “이런 물을 굳이 일본에 (내수용으로) 둘 필요 없이 오히려 더 빨리 방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모순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는 후쿠시마 현장 시찰단 방일을 이틀 앞두고 열렸다.

앨리슨 교수는 이날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가 국회에서 주최한 간담회에 참석해 ‘방사능 공포 괴담과 후쿠시마’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언론인·어민들의 질문에 답했다. 앨리슨 교수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기준이 되는 삼중수소 농도에 대해 “삼중수소는 인체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마시는 물이 소변·땀의 형태로 체외로 배출되듯이 삼중수소도 물과 함께 씻겨나갈 수 있다. 반감기인 12일만 지나면 절반이 배출되고, 나머지 12일이 지나면 모두 배출된다”고 주장했다. TF 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도 “여러분이 마시는 물·음식 속에도 삼중수소가 많다”면서 “일본이 (방류수를 통해) 내보내는 삼중수소의 양이 많다고 한다면 중국이 원자력발전소를 통해 서해로 내보내는 삼중수소의 양이 더 많다”며 앨리슨 교수의 주장을 거들었다.

앨리슨 교수는 또 “후쿠시마 방류수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만에 하나라도 전혀 없다”고 강조하면서 “일본이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스스로를 너무 비판했다”고 말했다. 당시 앨리슨 교수는 BBC 기고문에서 “공공기관이 (방사선 누출에 대해) 지나치게 신중한 지침을 제공해 대중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앨리슨 교수는 후쿠시마 방류수의 안전성에 대해 강조하면서도 “해당 물이 안전하다면 방류하지 말고 일본에서 내수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이런 물을 굳이 일본에 둘 필요 없이 빨리 방류해야 한다. 일본에서 계속 저장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는 그가 “기회가 된다면 후쿠시마 물을 10리터라도 마실 수 있다”고 이야기한 것과 배치된다. 앨리슨 교수는 해당 물을 일본 내수용으로 쓰는 것에 부정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후쿠시마 물이 오염수냐, 처리수냐”라는 질문에 “‘Treated water(처리수)’라고 부르는 게 적합하다”고 짧게 답한 앨리슨 교수는 “후쿠시마 수산물은 한국의 수산물, 세계 여느 지역의 수산물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후쿠시마산 수산물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앨리슨 교수는 “프랑스가 오랜 기간 삼중수소를 포함한 물을 방류하고 있는데, 그 물이 영국 쪽에 흘러 들어갈 때에도 영국인들은 프랑스인에게 삼중수소의 위험성을 따지기보다는 생선의 맛에 대해 따진다”고 말했다.

현재 영국 BBC와 미국 CNN,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에선 자신들이 작성한 기사에 ‘오염수(contaminated water)’ ‘폐수(wastewater)’ ‘방사성 물(radioactive water)’ 등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날 TF 소속으로 간담회에 참석한 한무경 의원은 “삼중수소는 야광, 비상구 표지판 등 일상에서 많이 쓰인다”면서 “삼중수소를 다른 산업으로 발전시킬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선 의원은 “삼중수소를 너무 위험한 쪽으로 몰고 가면 어민이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앞서 숀 버니 그린피스 동아시아 수석 원자력 전문위원은 지난 8일 오후 제주도의회 소통마당에서 열린 ‘일본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대응 국제토론회’에서 “일본의 과학자, 정치인은 삼중수소가 매우 약한 방사성 물질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삼중수소를 섭취할 경우 다른 방사성 물질보다 더 강한 방사능을 방출할 수 있다”며 “일본 정부는 삼중수소와 기타 방사능 핵종이 해양 환경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을 평가하지 않았고 유기적으로 결합한 삼중수소가 암 발병에 미치는 영향 등을 평가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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