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창업한 인터넷 매체 위키트리가 출산 전후 휴가, 육아휴직 등 노동자의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사항을 취업규칙에 명기하지 않아 고용노동부의 시정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3일 확인됐다. 김 후보자의 조직 운영 이력이 성평등 및 일·가정 양립 제도 마련과 문화 확산의 핵심 부서인 여가부와는 결이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향신문이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결과, 주식회사 소셜뉴스는 지난 4월13일 노동부의 근로감독에서 이 같은 위반 사항에 대해 시정지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셜뉴스는 위키트리의 운영사로, 김 후보자가 2009년 공동창업했다. 김 후보자는 2016년부터는 위키트리 부회장직을 맡아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10명 이상 상시 직원을 둔 회사에 대해 출산 전후 휴가·육아휴직 등 노동자의 모성 보호 및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사항을 취업규칙에 명기하고 이를 작성·변경할 경우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소셜뉴스의 취업규칙은 노동부 근로감독 이전까지 여성 및 임산부 등의 야간·휴일 근로 제한과 관련된 조항을 포함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기준법 제70조는 ‘(노동부 장관의 인가 없이) 사용자는 임산부와 18세 미만인 자를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시간 및 휴일에 근로시키지 못한다’(2항) 등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를 빠뜨렸던 것이다. 소셜뉴스는 또 같은 법상 임신 중인 여성 노동자의 업무 시간 변경 신청 관련 조항, 태아 검진 시간의 허용 관련 조항도 취업규칙에서 누락했다.

육아휴직 사용 대상에서 임신 중인 여성 노동자를 누락한 사실도 확인됐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은 2021년 5월 임신 중 노동자도 육아휴직 허용 대상에 포함하도록 개정됐는데, 소셜뉴스는 법 개정에 따른 추가 사항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족돌봄 등을 위한 노동시간 단축 관련 조항과 연 3일(유급 1일) 난임치료 휴가를 규정한 조항도 취업규칙에 빠져 있었다.

난임 부부 지원은 윤석열 대통령 대선 공약이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지난 3월 윤 대통령 주재 회의를 마친 직후 난임시술비 지원 소득기준 완화, 난임휴가 현 3일에서 6일(유급 2일)로 확대 등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추진 방향’을 발표하며 정부 정책으로 공식화됐다. 육아휴직 역시 윤석열 정부가 확대를 추진하는 정책이다.

조민경 여가부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회사 쪽에 확인한 결과 (노동부) 시정지시 이후 (취업규칙을) 즉시 개정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여가부 장관은 일·가정 양립 정착에 막중한 책임이 있는 자리인데, 위반 사항을 보면 김 후보자는 여가부 장관이 어울리는 분이 아닌 것 같다”며 “국민 앞에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