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신임 대표,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 최대 과제

2024.07.23 17:51 입력 2024.07.23 21:15 수정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당대표 후보자를 비롯한 후보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당대표 후보자를 비롯한 후보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 앞길에는 장애물들이 촘촘하게 놓여 있다. 그 중에서도 너무 가깝게도, 너무 멀게도 지낼 수 없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수사 및 특검법 대응이 ‘한동훈호’의 순항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수 있다.

한 대표 입장에서 윤 대통령, 친윤석열(친윤)계와의 관계 설정은 까다로운 과제다. 윤 대통령의 낮은 국정 지지율은 차별화 필요성을 키우지만, 여당으로서 함께 궤를 맞춰야 하는 현실도 외면할 수 없다. 윤 대통령 의중에 따르는 것도, 갈등으로 분열하는 것도 신임 대표의 리더십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3일 통화에서 “친윤 후보는 원희룡, 비윤 후보는 나경원, 반윤 후보는 한동훈으로 인식한 것이 현실”이라며 “반윤 후보로 당선된 한 대표가 당원들의 기대를 반영하면서도 동시에 어떻게 대통령과 협력을 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일단 윤 대통령이나 한 대표 모두 화합을 강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전대 축사에서 “우리는 한 배를 탄 운명 공동체이고 하나”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도 당선 직후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당정 화합의 포부를 밝혔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당장 대통령실과 입장을 달리하는 정국 현안을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관건이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쟁점으로 부상한 채 상병 특검법 문제가 대표적이다. 한 대표는 국민의힘이 자체 안을 내서라도 특검법 정국을 돌파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대통령실은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를 먼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향후 한 대표와 윤 대통령 및 친윤계의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다. 친윤계는 이 특검법을 윤 대통령 ‘탄핵’의 징검다리로 판단하고 있어 이들을 설득해내느냐가 정치력 가늠자가 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한동훈 특검법’도 당을 분열시킬 가능성이 있다. 한 대표는 이날 당선 기자회견에서 검찰이 김 여사를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하고 검찰총장에게도 사후보고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이는데 대해 “검찰 수사 원칙을 정하는데 있어서 더 국민의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입장과는 거리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또 한동훈 특검법이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한 대표는 자신의 건을 두고 당론을 결집해야 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이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 재표결 시 국민의힘의 단결 여부가 내부 분열 시험대가 될 수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김 여사 특검법이든, 한동훈 특검법이든 재표결에서 한 번이라도 가결이 되면 친윤과 친한이 체포동의안 가결 때 친이재명(친명)과 비이재명(비명)처럼 전쟁을 치르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책 사안의 당·정 갈등 요소를 최소화하면서 차별화를 꾀하는 것도 과제다. 한 대표는 연금개혁에서 모수개혁이라도 먼저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통령실과 정부는 구조개혁 없는 모수개혁은 수용할 수 없다고 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에게 “당대표가 모든 원내 사안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책 및 주요 법안에서 이견이 나올 경우 추경호 원내대표 등 친윤계 중심으로 구성된 원내지도부와의 갈등으로도 연결될 수 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대표가 의원들에게 밀려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입장을 지키지 못하면 곧바로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채 임기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또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대표가 압도적으로 당선이 됐기 때문에 (전대 과정에서의) 반발은 금방 사그라들 것”이라며 “곧바로 줄서기가 시작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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