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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참석하는 경축식이었는데 이제는 열지도 않네요”…곳곳서 독립기념관장 사퇴 촉구

2024.08.15 14:59

천안시, 독립기념관서 광복절 경축식 개최

정치권·시민단체 “충남에 친일파 있을 곳 없다”

천안시장 “착잡한 심정…열기까지 많은 고민”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관계자와 천안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뉴라이트 독립기념관장 임명철회 범시민대책위원회’가 15일 독립기념관 앞에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강정의 기자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관계자와 천안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뉴라이트 독립기념관장 임명철회 범시민대책위원회’가 15일 독립기념관 앞에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강정의 기자

“문재인 정부 때만 하더라도 대통령이 직접 독립기념관을 찾는 전국 단위의 광복절 경축식이 열리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아예 개최조차 하지 않는다네요.”

15일 충남 천안에 있는 독립기념관 앞에서 만난 김중영씨는 착찹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석오 이동녕 선생 선양회 대표로 이동녕 선생은 신흥무관학교 초대 교장이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창립 인사다.

김 대표의 양 손에는 양산과 ‘독립기념관장 김형석 임명을 즉각 철회하라’는 글귀가 적힌 피켓이 들려 있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9시부터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이날 독립기념관에서는 천안시 주최로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열렸다. 기념관 광복절 경축식은 매년 기념관에서 자체적으로 개최해왔지만 올해에는 김형석 신임 관장이 정부 주최의 경축식에 참여한다는 이유로 개최를 취소해 천안시가 대신 열었다.

독립기념관으로 들어서는 입구 앞 도로 곳곳에는 김형석 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현수막 수십개가 걸려 있었다.

김 대표는 “김형석 관장이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인정하지 않는 등 이동녕 선생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의 업적이 부정당하고 있다”며 “나라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신 분들을 폄훼하는 움직임을 막기 위해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왼쪽)김중영 석오 이동녕 선생 선양회 대표(55)가 15일 독립기념관 앞에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오른쪽)독립기념관에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강정의 기자

(왼쪽)김중영 석오 이동녕 선생 선양회 대표(55)가 15일 독립기념관 앞에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오른쪽)독립기념관에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강정의 기자

기념관 주무대에서는 경축식이 열렸지만 기념관 내부 곳곳에서는 김형석 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결의대회로 어수선했다.

독립기념관을 지나는 방문객들의 손에는 ‘친일파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은 사퇴하라’, ‘뉴라이트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하라’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이 들려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과 천안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뉴라이트 독립기념관장 임명철회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기념관 앞에서 김형석 관장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

문진석 민주당 충남도당 위원장은 “광복절을 경축하지 못하고 규탄대회로 치룰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대통령이 우리의 자랑스런 독립운동의 역사를 지우기 위한 전쟁을 걸어 온 이상 온몸으로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충절의 고장인 충남에 친일파가 있을 곳은 그 어디에도 있을 수 없다”며 “김형석씨를 독립기념관장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대전촛불행동과 대전충청대학생진보연합 등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취임 이후 줄곧 친일 행보를 보인 윤석열 대통령은 결국 독립기념관장 자리에도 독립을 부정하는 인물을 임명했다”며 “김형석 관장 임명 철회를 통해 왜곡되고 있는 역사를 바로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박상돈 충남 천안시장이 15일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강정의 기자

박상돈 충남 천안시장이 15일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강정의 기자

천안시가 개최한 경축식 주무대에서는 중간중간 박수 세례가 나왔다. 경축식에 초대된 독립유공자와 유족들은 박상돈 시장이 기념사를 하는 도중 수차례 박수를 치거나 손에 든 태극기를 흔들어댔다. 경축식 행사장 자리는 행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만석이 됐다.

박 시장은 기념사에서 “매우 착잡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독립기념관이 있는 천안시의 시장으로서 앞으로도 광복절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데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대전에서 자녀와 함께 기념관을 찾았다는 강모씨(40대)는 “자랑스런 역사를 부정하는 인물을 독립기념관장에 임명한 사실에 착잡하기만 했다”면서도 “37년간 기념관에서 열렸던 광복절 경축식 행사 역사가 끊기지 않게 한 천안시의 결정에 대해서는 박수쳐줄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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