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자리 이례적 언급
‘여성의날’ 축하 SNS 글에
“다음 정부도 성평등 진전을”
문재인 대통령이 20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여성가족부가 관장하는 업무 하나하나는 매우 중요하고 더욱 발전해 나가야 한다”며 여가부 역할을 강조했다.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여가부 폐지를 공약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030 여성 유권자 결집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을 상세하게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정영애 여가부 장관에게 ‘여성가족부 성과와 향후 과제’를 보고받은 뒤 “이번 대선에서 여가부와 관련된 공약이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조심스럽지만, 오늘 세계 여성의날을 맞아 여가부의 성과를 되돌아보는 것은 꼭 필요하다”며 역대 정부의 여가부 역사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가부는 지난 20년간 많은 성과를 냈고 여가부 업무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 시대적 추세”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른바 젠더 갈등이 증폭되면서 여가부에 대한 오해도 커졌다”며 “그렇게 된 데는 여가부 자신의 책임도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여가부 예산 구조와 관련해선 “여가부는 올해 예산 규모가 1조4600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0.24%에 불과하며, 결코 여성만을 위한 부처가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양성평등 관련 예산은 7% 남짓으로 매우 적다. 한부모가족 지원 등 가족정책에 62%를 쓰고 있고, 청소년정책 19%, 권익 증진 9%”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여가부가 관장하는 업무는 매우 중요하고 더욱 발전해 나가야 한다”면서 “여가부 관련 논의가 건설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길 바라며, 각 부처도 성평등 정책이 어떻게 구현되는지 살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우리 정부에서 (성평등과 관련해) 적지 않은 진전이 있었지만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다음 정부에서도 진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선 전날 윤석열 후보의 여가부 폐지 공약을 반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