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관저 12억 공사, 코바나컨텐츠 후원업체가 수의계약 의혹

2022.08.02 17:15 입력 2022.08.02 17:28 수정

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옛 외교부장관 공관에서 대통령 관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옛 외교부장관 공관에서 대통령 관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와 연관된 업체가 수의계약을 통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공사 일부를 맡았다는 의혹이 나왔다. 김 여사가 코바나컨텐츠를 운영할 당시 전시회 인테리어를 담당했던 업체가 관저 공사 일부를 맡았다는 것이다. 앞서 용산 대통령실 청사 리모델링 공사 일부를 신생 영세업체가 수의계약하면서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재차 유사한 사례가 나온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2일 김 여사가 과거 코바나컨텐츠를 운영할 당시 전시회를 후원했던 A사가 수의계약으로 12억원 규모 관저 내부 공사를 맡았다고 보도했다. 내부공사 업체인 A사는 코바나컨텐츠가 2016년 주최한 ‘르 코르뷔지에전’과 2018년 주최한 ‘알베르토 자코메티 특별전’에 협찬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인연을 앞세워 A사가 관저 공사를 따낸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그 업체(A사)가 코바나컨텐츠를 후원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전시회를 할 때 인테리어 공사를 담당했고, 그에 대한 대금을 받았다”면서 “후원업체로 이름이 오른 것은 감사의 뜻에서 이름을 올린 것이지, 후원을 해서 올린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전시회 포스터에 후원업체로 이름을 올려놓고, 의혹이 일자 ‘감사의 뜻’에서 올린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은 것이다. 직접적인 후원은 없었지만, 전시회 인테리어 공사를 통해 코바나컨텐츠와 인연이 있었던 것은 맞다고 인정한 셈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A사가 관저 공사를 맡은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는 “보안 사항이기 때문에 저희가 공개해 드릴 수가 없다”고 답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답변을 피했지만, 조달청 나라장터 현황을 보면 지난 5월25일 공고를 낸 관저 인테리어 공사에 입찰한 업체는 A사 한 곳 뿐이다. 서울 성동구 소재의 A사는 기술자 4명의 영세업체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공시기준 공사실적평가액은 18억여원이다. 최고등급의 보안이 필요한 대통령 관저 공사를 영세업체에게 수의계약을 통해 맡긴 것이다.

수의계약 과정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관저 공사 발주처인 행정안전부는 지난 5월25일 나라장터 전산망에 올린 관저 공사 입찰공고명을 ‘00주택 인테리어 공사’라고 했다. 공사지역도 세종특별시로 기재했다. 공고명과 공사지역을 허위로 기재한 셈이다. 대통령실은 “단순 실수”라는 입장이지만, 정보 확인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앞서 지난 6월 대통령실 청사 리모델링 공사 당시에도 수의계약 논란이 불거졌다. 시공능력평가액 3억원대로 지난해 11월 설립한 신생영세업체 ‘다누림건설’이 공사규모 6억8000만원대의 대통령실 청사 간유리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맺은 것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과거 어느 역대 정부에서도 본 바 없는 권력 사유화의 전형이다. 비리와 부정부패의 냄새가 피어나고 있다”며 “공사 의혹에 관해 진상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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