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에 ‘반대 의견’ 내는 검사들로 구성…“절차 외면” 비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수사팀이 아닌 검사들로 구성된 이른바 ‘레드팀’의 검토를 거쳐 김 여사 기소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최근 들어 여당에서조차 김 여사 기소론이 힘을 얻자 반대 입장을 듣는 식으로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 여론을 무마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사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검찰 외부 인사로 구성된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 절차가 있는데도 검찰 내부 의견만 듣고 김 여사 불기소 방침을 밀어붙이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지난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1차로 주가조작 사건 수사결과를 보고했다. 이후 수사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시기 이후로도 주가조작 일당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 등에도 불구하고 김 여사를 ‘혐의없음’ 처분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을 보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이번주 초 이 지검장에게 최종 수사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다. 이 사건은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이 박탈된 상태라 이 지검장이 최종 결재권자다.
검찰은 김 여사 처분 전 수사팀에 속하지 않은 검사들로 구성한 레드팀을 거치기로 했다. 레드팀은 수사팀과 반대 의견을 내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절차를 거쳐 재·보궐 선거(16일)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중앙지검 국정감사(18일) 사이인 오는 17일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같은 구상은 거센 비판 여론과 심상치 않은 정치권 움직임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김 여사 처분과 관련해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 주변에선 직접적으로 김 여사 기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검찰이 외부 의견보다는 동료 검사들의 반대 의견을 듣는 쪽을 선택한 것은 우선 명품가방 수수 사건 처분 당시 수심위 개최로 벌어졌던 혼란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심우정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이 없는 상태에서 이 지검장 요청에 따라 심 총장이 수심위를 소집하면 권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총장의 지휘 권한이 배제돼 있어 수심위를 소집할 수 있는지 규정상 명확하지 않다”며 “수심위에서 논의하기에 적절한지도 여러 의견이 있다”고 밝혔다.
수사 공정성을 확보한 모양새를 취하는 동시에 수심위 결과의 불확실성은 피하려는 검찰의 수가 레드팀이란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