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31일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 내용을 두고 대통령실이 이 의원을 언급하며 해명하자 “지금 상황에서 이렇게 변명하다니 말미잘도 이것보다는 잘 대응할 것”이라며 비판했다. 2022년 6월 재·보궐 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 의원은 자신이 공천의 최고결정권자가 아니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도 “저는 100% (윤 대통령에게 공천 결과를) 가져간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 의원은 이날 대통령실의 입장문이 발표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용산에서 기자들에게 돌리면서 주절주절 첨부한 이준석 페이스북 내용은 이준석이 이준석에 대해서 해명하는 것”이라며 “저는 윤 대통령이 공관위에서 보고를 받는 줄도 알지 못했고, 또 후보측 관계자에게 이런 내용을 전달하는지도 몰랐다. 그건 바로 니들이 해명해야 한다”고 적었다.
대통령실은 이날 공천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이준석 당시 당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최고위에서의 전략공천 결정은 문제가 없다고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0일 글에서 “보궐선거 공천은 전적으로 공관위의 일”이라며 “(김영선 후보는) 지역 주민에게 어필하기 강한 후보로 판단(했다)”이라고 적었다.
이 의원은 이날 MBC에 출연해 “제가 최고결정권자였으면 자를 사람 많았다”며 자신이 공천의 최고결정권자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명씨가 김 전 의원 공천 받기 위해 여기저기 전화하고 노력했던 건 사실이고 저한테 문의했던 적도 있다”며 “윤 대통령이라면 그럴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적어도 내가 인지할 수 있는 상황에선 확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이날 공개된 명씨와의 통화에서 ‘당에서 말이 많네’라고 말한 것을 두고는 “소위 윤핵관이라고 하는 분들이 김 전 의원 공천에 대해 탐탁치 않게 얘기했던 적이 몇 번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공관위원장을 맡았던 윤상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에서 그걸(공천 결과를) 대통령 당선인한테 가져가서 보고하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저는 100% 가져간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윤 의원은 또 “공관위원 중에 그럴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저는 그렇게 했을 거라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그러면서 “정해진 후보 자체가 없다. 그래서 정해진 후보를 김영선으로 바꿨다?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공관위원장 내가 한두 번 해본 것도 아니고 예를 들어서 그렇게 오해받는 행동을 안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공개한 통화 음성에서 윤 대통령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명씨는 이에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다”고 답했다. 김 전 의원은 통화 다음 날인 5월10일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 공천을 확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