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 게놈 분석 ‘인류 진화 비밀’ 풀다

2022.10.03 21:03 입력 2022.10.03 21:04 수정

노벨 생리의학상 스반테 페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스웨덴 출신의 스반테 페보 박사가 두개골을 바라보며 웃고 있다. 그는 독일 라이프치히에 있는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라이프치히 | AP연합뉴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스웨덴 출신의 스반테 페보 박사가 두개골을 바라보며 웃고 있다. 그는 독일 라이프치히에 있는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라이프치히 | AP연합뉴스

현생 인류 친척 네안데르탈인
DNA 염기 서열까지 밝혀내
당뇨병 등 치료에 새 길 열어
부친도 1982년 같은 상 받아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의 영예는 인간 진화를 유전적인 수준에서 심층 연구한 스웨덴 태생의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스반테 페보 박사(67)를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페보 박사는 1986년 스웨덴 웁살라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스위스 취리히대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거쳐 1990년에 독일 뮌헨대 교수가 됐다. 현재 페보 박사는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에 재직하고 있으며, 일본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대학(OIST)에서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페보 박사는 네안데르탈인과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의 DNA가 섞여 있고, 이 사실이 질병에 대한 인체의 반응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는 복잡한 문화를 창조하고 각종 예술을 진보시키는 능력을 지녔다. 유전적으로 친척뻘인 네안데르탈인도 지적 능력을 좌우하는 뇌 크기가 충분히 컸고, 도구를 사용했다. 하지만 현재 지구에는 호모사피엔스만 남아 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는 약 30만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출현해 거주했다. 네안데르탈인은 약 40만년 전부터 3만년 전까지 살았는데, 주된 활동무대는 유럽과 서아시아였다.

그런데 약 7만년 전 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서 중동으로 이동했고, 그 뒤에도 거주 영역을 꾸준히 확장했다. 이 때문에 호모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은 유럽과 아시아 곳곳에서 수만년 동안 공존했다. DNA가 뒤섞였다는 뜻이다.

그는 이 같은 연구를 종합해 2010년에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적 구조를 볼 수 있는 게놈 염기 서열을 발표했다. 동굴 등에서 발굴한 뼈 속의 DNA가 연구에 사용됐다. 현생 인류의 게놈 염기 서열은 1990년대 말에 대부분 규명됐지만, 유전자 구조가 섞인 네안데르탈인의 염기 서열까지 확인되면서 인간의 몸 구조를 좀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퍼즐이 맞춰진 것이다.

김성수 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교수는 “페보 박사는 인류의 진화 과정을 염기 서열 수준에서 밝혀낸 점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현생 인류의 몸에 들어온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당뇨병과 비만 등에 영향을 줬다는 점을 규명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발전시키면 대사 질환 등 만성 질병에 대응할 방안을 찾을 수 있는 셈이다.

페보 박사는 198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수네 칼 베리스트룀 박사의 아들이기도 해 부자가 노벨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0만크로나(약 13억원)와 함께 메달과 증서가 주어진다. 시상식은 12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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