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 폐지에 R&D 속도 빨라진다지만…“삭감된 예산 정상 복구 더 중요”

2024.05.17 18:39 입력 2024.05.17 18:47 수정

7개월 걸리던 예타 사라져 ‘신속 연구’ 효과

“정부 원하는 큰 사업에 예산 주나” 의구심도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세종특별자치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세종시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를 통해 연구·개발(R&D)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제도를 없애기로 하면서 과학계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화급을 다투는 첨단 기술 개발 경쟁에서 통상 7개월에 걸친 예타 기간을 기다리지 않고도 R&D에 즉각 돌입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반면 과학계 일각에서는 지난해보다 4조6000억원 줄어든 R&D 예산을 어떻게 정상 복구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가 원하는 큰 규모의 R&D 사업에 예산을 몰아주는 데 예타 폐지가 활용돼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날 윤 대통령 발표의 핵심은 총 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고, 이 가운데 300억원이 국고로 지원되는 R&D 사업에 반드시 예타를 적용하도록 한 규정을 폐지하는 것이다.

예타 제도는 R&D에 들어가는 비용을 적재적소에 투입해 예산 낭비를 막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R&D 예타를 진행하는 기관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과학기술계에서는 급변하는 현대 사회의 R&D 발전 흐름을 예타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가장 큰 문제는 예타에 소요되는 기간이다. R&D 예타에 걸리는 통상 7개월이 너무 길다는 지적이 과학계에서는 많았다. 예타에 시간을 보내다가 다른 나라에 기술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AI)이나 반도체처럼 한국이 다른 국가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첨단 기술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이번 예타 폐지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하지만 과학계 일각에서는 이번 R&D 예타 폐지에 대해 경계 섞인 시선이 제기된다. 현재 과학계의 최대 현안인 R&D 예산 복구 문제 때문이다.

지난달 대통령실은 내년 R&D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어느 부문의 예산이 늘어날지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정부가 원하는 규모 큰 R&D 사업에 예산을 몰아주는 수단으로 이번 R&D 예타 폐지가 활용돼선 안 된다는 인식이 나오는 것이다.

신명호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 정책위원장은 “지난해 정부는 R&D 예산 중 국제 협력 부문 예산을 유독 크게 늘렸는데, 이처럼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R&D 예산을 내년에 확대하는 데 예타 폐지를 활용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정책위원장은 “삭감된 올해 R&D 예산 항목을 내년에는 정확히 복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예타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없애는 것은 국가 예산 관리 측면에서 다른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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