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전, 4번타자 선발 출전해
4G 연속 아치…올시즌 20홈런
시즌초 KT서 일대일 트레이드
부상 등 시련 딛고 타격감 폭발
프로야구 삼성 박병호(38)가 때린 타구가 또 담장을 넘어갔다. 통산 400번째 아치다.
박병호는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첫 타석에서부터 홈런을 쏘아올렸다.
0-0으로 맞선 2회 선두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두산 선발 최승용의 2구째 128㎞짜리 포크볼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짜리 홈런을 때렸다. 박병호의 올 시즌 20홈런이자 개인 통산 400번째 홈런이다.
지난달 31일 KIA전부터 4경기 연속 홈런을 몰아친 박병호는 400홈런 금자탑도 쌓았다. 박병호가 4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한 건 KT 소속으로 활약한 2022년 6월25일부터 30일까지 5경기 연속 홈런을 친 이후 797일 만의 기록이다.
400홈런은 1982년 출범한 KBO리그에서 역대 세번째로 나온 대기록이다. 이 기록을 처음으로 달성한 선수는 이승엽 두산 감독이다. 이승엽 감독은 삼성 선수로 뛰던 현역 시절 2015년 6월3일 포항 롯데전에서 이 기록을 달성했다. 박병호는 이승엽 감독이 바라보는 앞에서 400홈런을 쏘아올렸다.
두번째 기록은 SSG 최정이다. 최정은 2021년 10월19일 광주 KIA전에서 이 감독의 뒤를 이었다. 박병호가 400홈런 기록을 달성하면서 삼성은 400홈런 타자를 두 명이나 배출하게 됐다.
KBO 통산으로 따지면 현역 20년차인 SSG 최정이 491홈런으로 KBO 리그 역대 1위, 이승엽 감독이 464홈런으로 2위다. 다만 이 감독은 일본 프로야구(NPB) 기록까지 합치면 통산 626홈런이다.
성남고를 졸업한 뒤 2005년 LG에 입단한 박병호는 그해 6월2일 광주 KIA전에서 1군 첫 홈런을 쳤다. 이 홈런을 포함해 2011년 6월 중순까지 LG 소속으로 25개 홈런을 기록했다.
2011년 7월31일 넥센(현 키움)으로 트레이드된 뒤에는 본격적으로 홈런 타자로서 면모를 드러냈다. 2011년부터 2021년까지 히어로즈 소속으로 303개 홈런을 기록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는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했다. KBO리그에서 유일한 기록이다. 2019년에도 33홈런으로 이 부문 1위를 기록해 히어로즈에서만 5차례 홈런왕에 올랐다.
2021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박병호는 KT로 이적했다. KT 유니폼을 입고도 계속 홈런포를 생산했다. 이적 후 첫해 35홈런을 때려낸 박병호는 다시 홈런 1위 타이틀을 가져오며 6번째 홈런왕 트로피를 안았다. 2023년에는 18개 홈런을 쏘아올렸다.
올 시즌에는 시련이 있었다. 시즌 초 출전 기회가 줄었던 박병호는 팀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그리고 5월28일 KT와 삼성의 일대일 트레이드로 오재일과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이적 후 4경기 3홈런을 때려내며 폭발력을 보인 박병호는 6월13일 대구 LG전에서는 한·미 통산 400홈런도 달성했다. 이후에는 타격감이 조금 떨어졌고 7월 중순에는 햄스트링 손상을 입는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8월 한 달 동안 7개 홈런을 치며 개수를 쌓아나간 박병호는 9월에도 홈런 행진을 이어가며 대기록을 달성했다.
이날 경기가 열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만원 관중으로 가득 찼다. 2016년 개장한 ‘라팍’이 평일 매진을 기록한 건 전날 롯데전 이후 두번째다. 팬들로 가득 찬 라팍에서 박병호는 시원한 홈런포로 보답했다.
박병호가 시즌 20호 홈런을 마크하면서 삼성은 구자욱(26홈런), 김영웅(25개), 이성규(20개), 박병호 등 20홈런 타자를 4명이나 보유하게 됐다. 한 시즌 20홈런 타자를 4명 이상 배출한 건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