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살림살이 얼마나 줄었나 보니…모기업 지원금 288억에서 180억으로 ‘뚝’

2020.01.07 20:33 입력 2020.01.07 21:44 수정

이임생 감독 “올해도 30억 부족”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 이관 후 200억원대 초반으로 크게 줄어

클럽하우스·구장 사용료 부담 커

수원 살림살이 얼마나 줄었나 보니…모기업 지원금 288억에서 180억으로 ‘뚝’ 이미지 크게 보기

이임생 수원 감독(49)은 지난 6일 “올해도 30억원이 부족합니다”라고 말했다. 모기업이 2014년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이관돼 지원 규모가 줄어든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숫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매년 공개되는 자료에 따르면 수원이 국가대표급 선수들만 데려오던 2013년 당시 모기업인 삼성전자에서 광고와 입장권 판매 명목으로 지원받은 금액은 288억원. 모기업이 제일기획으로 바뀐 뒤에도 여전히 지원금은 삼성전자에서 나오지만 금액은 매년 크게 줄었다. 제일기획 원년인 2014년 277억원이었지만 이듬해부터는 200억원대 초반으로 줄었다. 지난해 지원금이 180억원으로 내려앉으면서 2013년 대비 62.5% 수준이 됐다.

물론, 모기업의 지원금이 일년 예산의 전부는 아니다. 입장권과 유니폼 판매, TV 중계권 등 국내에서 벌어들인 매출액과 선수 이적 등에서 발생한 해외 매출액(78억8000만원)을 합친다면 300억원 안팎을 쓸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부 수원 팬들은 지난해 선수단 연봉(77억원)에 대해 ‘투자가 너무 적은 게 아니냐’는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구단 운영 비용들을 생각하면 한계까지 끌어쓴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축구계의 평가다.

수원은 옛 모기업인 삼성전자 소유의 클럽하우스를 빌려 쓴다. 지난해 클럽하우스 연간 임차료만 6억3900만원이다. 별도 부지인 클럽하우스 연습구장 사용료 10억1000만원에다 클럽하우스 내의 식당 운영료(10억7500만원)와 연습구장 관리비(4억3000만원)를 더 낸다. 클럽하우스에만 연간 30억원이 넘게 들어간다. 매년 이 비용이 늘어나고 있어 식당 운영에 투입되는 식자재 비용을 줄여나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홈구장인 수원월드컵경기장 사용료도 2017년 기준 10억8500만원이 발생했다. 이 금액도 공시지가 상승에 따라 오를 수 있다. 클럽하우스와 경기장을 사실상 무상으로 활용하는 시·도민구단보다 불리한 대목이다.

다만 수원은 어려운 살림살이를 거꾸로 자립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진흙 속의 진주를 찾아내는 ‘가성비’ 전략과 함께 마케팅 측면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2016년에는 창단 뒤 처음으로 계열사가 아닌 매일유업을 스폰서로 유치했다. 한때 수원 팬들 사이에선 ‘제수매’(제발 수원 팬이라면 매일우유를 마시자) 캠페인이 펼쳐졌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