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티켓 걸린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통과 낙관 어려운데
월드컵 예선 태국전까지 ‘지휘’
둘 다 성공 땐 감독 경력에 ‘날개’
하나라도 삐끗하면 결국 상처만
황선홍 23세 이하(U-23)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사진)이 성인 대표팀 임시감독 겸직 제안을 받아들였다. 위험성이 큰 선택으로 자칫 감독으로서 경력이 끝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황 감독으로선 다음달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지역 2차 예선 연전을 잘 치르고,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까지 이끈다면 A대표팀 감독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하지만 둘 다 집중하기 힘든 상황에서 하나라도 결과가 삐끗하면 거센 비난 여론과 마주해야 한다.
본업인 U-23 대표팀 감독으로서 올림픽 본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림픽 예선을 겸하는 대회인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서 3위 안에 들어야 본선에 직행한다. 4위라면 아프리카 팀과의 플레이오프로 밀린다.
황 감독은 직전 대회인 2022 AFC U-23 아시안컵에서 8강 상대 일본에 0-3으로 대패했다. A대표팀에서도 주축으로 활약하는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 홍현석(25·헨트) 등을 데리고도 대패를 막지 못했다. 결국 이번 대회 톱시드를 배정받지 못해 일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중국 등 어려운 상대와 한 조에 묶였다. 조별리그 통과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8강에 올라가면 A조에 속한 카타르, 호주, 요르단, 인도네시아 중 한 팀과 맞붙게 되는데 이 대진도 만만치 않다.
앞선 준비도 충분하지 못했다. 황 감독 스스로 “소집훈련으로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다”고 밝힌 바 있다. 태국과의 월드컵 지역 예선 때문에 마지막 담금질이라 할 수 있는 3월 사우디아라비아 친선대회에서는 자리를 비운다. 황 감독 대신 다른 코칭스태프가 현장에서 지휘하고, 황 감독은 태국전 이후 4월부터 U-23 아시안컵에 나서야 한다.
올림픽 대표팀을 최상 전력으로 꾸리는 작업도 쉽지 않다. 해외파는 시즌 중이라 차출이 힘들고, 이강인 카드를 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A대표팀의 태국전 준비에도 시간이 빠듯하다. 황 감독은 코치진도 데려갈 수 없는 상황에서 A대표팀 임시감독 카드를 받아들였다. 당장 다음달 18일 소집훈련을 앞두고 11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해야 한다. 카타르 아시안컵 4강 탈락, 선수단 불화 사태로 사기가 떨어진 대표팀을 추스르는 작업도 만만치 않다.
황 감독의 지도력에도 의문이 남는다. 클럽 감독 초창기인 2013년 포항 스틸러스, 2016년 FC서울에서 K리그1 우승을 일궜지만 이후 2017년 5위, 2018년 6위로 떨어져 시즌 도중 경질됐다. 2019시즌 옌볜 푸더(중국) 감독을 잠시 맡았다가 팀이 해체됐고, 이후 2020년 2부 팀 대전 하나시티즌 사령탑으로 K리그에 복귀했지만 K리그2 5위에 머물러 있던 그해 9월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축구계에서는 황 감독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못 따면 다시 지도자 기회를 잡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컸다. 연령별 대표팀을 맡아서도 U-23 아시안컵 일본전 0-3 완패,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가진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0-1 충격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만약 월드컵 지역 예선 태국전 연전에서 한 경기라도 패해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짓지 못하거나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다면 지도자로서 경력을 계속 이어가기 힘들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