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내 선수촌에 2500대 설치”
‘친환경’은 파리 올림픽을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다. 기후 위기 앞에 탄소발자국을 예년 대회의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기로 움직이는 버스를 운행하고, 새로 짓는 경기장 좌석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들었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일찌감치 선수단 숙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효율적인 건물 설계와 지열 냉각 시스템 등을 활용해 숙소 온도를 26도 이하로 유지하겠다고 했다.
적지 않은 나라와 선수들이 반발했다. 르몽드 보도에 따르면 호주올림픽위원회는 “에어컨을 안 쓰겠다는 취지는 존중한다”면서도 “우리는 소풍을 가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주 파리 기온은 30도까지 올랐다. 조직위는 선수촌에 나무도 많이 심었고, 햇빛이 들지 않는 방향으로 창문을 설치해 쾌적한 온도를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은 자체적으로 에어컨을 마련해 숙소에 들여놓을 계획이다. 한국은 냉풍기를 각 방에 배치하고 만일을 위해 이동식 에어컨도 26대 준비했다.
미국 대표팀 한 관계자는 야후스포츠에 “최적의 수면 환경은 16~18도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주최 측이 말한) 26도까지 숙소 온도가 올라간다면 결정적인 순간에 체력이 약해지거나 졸음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비판도 이어진다. 미국 환경문제 연구자 스탠 콕스는 “신체능력이 뛰어난 운동선수들이 20도가 넘으면 잠을 못 잔다니 정말이냐”고 반문했다. 콕스는 에어컨 사용이 과도하다고 비판해 왔던 과학자다.
돈 많은 나라들처럼 에어컨을 공수해 올 형편이 안 되는 가난한 나라 대표들도 불만을 표시했다.
‘에어컨 없는 올림픽’에 대한 반발이 이어지면서 결국 주최 측이 물러났다. 소형 에어컨 2500대를 이달 말까지 선수촌 안에 설치하기로 했다. 바퀴를 달아 선수촌 어디로든 움직일 수 있는 장치다. 대회 기간 지급되는 카드를 통해 선수들은 유료로 에어컨을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