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복싱, 헤드가드 안 썼더니 뇌진탕 줄었다”

2014.11.14 22:02 입력 2014.11.14 22:56 수정

국제복싱협회 의무위원장 밝혀

손 더 높이 올리는 선수 많아져

리우올림픽서도 적용할 예정

“헤드가드를 없애는 것이 오히려 더 안전합니다.”

지난 12일 제주에서 열린 국제복싱협회(AIBA) 미디어 설명회에서 찰스 버틀러 AIBA 의무위원장은 “우리가 그동안 복서를 보호해 준다고 믿었던 헤드가드(헤드기어)는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AIBA가 1984년 LA 올림픽부터 아마추어 복싱 선수들이 의무적으로 착용해온 헤드가드를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부터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결정이 옳았다는 얘기다.

버틀러 위원장은 “미식축구·아이스하키 등에서 헤드가드를 착용하는 궁극적 목적은 치명적인 충격인 뇌진탕으로부터 보호하자는 것”이라면서 “헤드가드를 착용하지 않은 지난 1년여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오히려 뇌진탕 사례는 줄었다”고 밝혔다.

AIBA 의무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아마복싱 경기 중 뇌진탕 사고는 과거 헤드가드를 착용하고 치른 1만1610라운드에서 36회(0.31%) 발생한 반면, 헤드가드 없이 치른 월드시리즈복싱(WSB)에서는 21회(0.19%)로 줄었다.

2009년,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7차례(0.6%)씩 발생했던 뇌진탕이 지난해 알마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회(0.2%)로 줄었다고 밝혔다.

헤드가드를 없애면서 선수들이 머리 공격을 피하기 위해 손으로 가드를 더 높이 올리는 등 변화를 택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014 영연방 커먼웰스게임이나,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뇌진탕 사고는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다.

물론 헤드가드를 없애면서 생긴 부작용도 있다. 버틀러 위원장은 “안면이 찢어지는 상처는 과거 29회(0.25%)에서 180회(1.6%)로 늘어났다”고 했다. 상처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등 한 대회에서 짧은 기간에 여러 번 싸워야 하는 복서들에게는 치명적이다.

AIBA는 이 문제에 대해 심층분석과 함께 해결책을 내놓았다. 버틀러 위원장은 “헤드가드를 착용하면서 선수들이 가드를 내리고 머리를 앞으로 내밀기 시작했다”면서 “대다수의 상처는 머리끼리 부딪치는 버팅에서 발생한다. ‘글러브도 안 낀 5㎏짜리 망치’를 불법무기로 사용하는 선수들에게 AIBA는 앞으로 아주 엄격한 룰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년여 시행을 통해 확신을 얻은 AIBA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헤드가드 없이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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