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없이 떠나도 괜찮아, 우리에겐 목포가 있으니

2024.06.01 09:00 입력 2024.06.01 09:03 수정

고하도 해상동굴에서 바다를 바라 본 모습. 노정연 기자/괜찮아마을 제공

고하도 해상동굴에서 바다를 바라 본 모습. 노정연 기자/괜찮아마을 제공

계획에 없던 여유시간이 생겨 지금 바로 떠날 수 있는 여행지를 찾는다면 목포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비 내리는 호남선’의 종착역인 목포는 생각보다 가깝다. 서울에서 KTX를 타고 2시간30분이면 맛과 멋이 넘쳐 흐르는 목포에 닿을 수 있다. 짐을 가볍게 꾸릴수록 좋다. 산책하듯 가뿐하게, 목포를 여행하는 3가지 코스를 소개한다.

100년 전으로 떠나는 시간여행…목포 원도심투어

목포여행은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시작된다. 목포역을 나와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맛집과 명소가 즐비한 원도심으로 들어서니 시간 귀한 여행자들에게 이보다 좋은 동선이 있을까. 점심때쯤 목포에 도착했다면 일단 중국집 앞에 줄을 서자. 민어, 홍어 등 해산물로 유명한 목포는 짜장면의 도시이기도 하다. 목포식 간짜장인 ‘중깐’은 목포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 요리를 먹고 난 후 나오는 후식 짜장면이 맛있다고 입소문이 나며 목포 중식의 대표 메뉴로 자리 잡았다. 짜장면이 다르면 얼마나 다를까 싶지만 먹어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채소와 돼지고기를 잘게 다져 볶은 것이 중깐의 특징인데 얇은 면과 어울려 씹을수록 감칠맛이 폭발한다. 60년 넘은 노포로 중깐의 원조집으로 불리는 ‘중화루’와 서비스 메뉴가 푸짐하게 나오는 ‘태동반점’이 유명하다.

목포 ‘중화루’의 중깐. 노정연 기자

목포 ‘중화루’의 중깐. 노정연 기자

점심을 먹고 나면 구불구불 매력 넘치는 목포 원도심 탐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목포 원도심은 100여년 전 개항장으로 화려한 시절을 보낸 목포의 옛 모습과 일제강점기 가슴 아픈 수탈의 흔적을 간직했다. 곳곳에 남아 있는 근대문화유산과 일본인들이 살았던 적산가옥들, ‘레트로’한 간판들을 구경하며 걷다 보면 영화 세트장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시작점이 되는 ‘목포 대중음악의 전당’은 구 호남은행 목포지점을 리모델링한 문화체험 공간이다. 근대 음악다방, 의상체험 공간을 비롯해 목포를 대표하는 가수 이난영과 목포의 옛 대중가요들을 만날 수 있다.

‘괜찮아마을’ 투어 참가자들이 목포근대역사관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괜찮아마을 제공

‘괜찮아마을’ 투어 참가자들이 목포근대역사관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괜찮아마을 제공

일제강점기 목포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었던 ‘목포 화신 연쇄점’, 100년의 역사를 가진 ‘갑자옥 모자점’을 지나 ‘민어거리’에서 목포 명물인 민어 이야기를 들어보고 예스러운 다방에 들러 계란 노른자 동동 띄운 쌍화차도 한잔 맛보자. 초록 숲속 빨간 벽돌 건물이 인상적인 ‘목포근대역사관’은 원도심투어의 하이라이트. 구 일본영사관이었던 이곳은 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건물 뒤에 숨겨진 유달산 방공호도 잊지 말고 둘러볼 것. 목포역과 유달산 사이에 펼쳐진 원도심은 어느 곳에서 시작해도 반나절이면 둘러볼 수 있다. 이어 유달산 노적봉에 오르면 아름다운 경치와 도시의 이야기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보석 같은 다도해가 발아래…목포해상케이블카&고하도 해상투어

목포해상케이블. 노정연 기자

목포해상케이블. 노정연 기자

목포에 왔다면 목포해상케이블카를 타봐야 한다. 최고 높이 155m, 길이 3.23㎞로 목포 북항승강장을 출발해 유달산을 지나 바다 건너 반달섬인 고하도에 이르는 노선. 편도만 20분에 달하는 웅장한 스케일만큼이나 발아래 펼쳐지는 풍광도 웅장하다. 케이블카를 타고 목포의 산과 바다를 가로지르며 푸른 남해 위 보석처럼 빛나는 다도해와 고하도를 조망하면 그야말로 바다 위를 나는 기분이다. 고하도 승강장에 내려 숲속 산책로를 따라가면 고하도 전망대와 용머리, 해상데크로 가는 길이 나온다. 독특한 모양의 고하도 전망대는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 승리 후 106일 동안 전열을 가다듬었던 흔적을 기리고자 13척의 판옥선 모형을 쌓아 올려 만들었다. 1층은 휴게 공간, 2~5층은 다양한 전시 공간으로 꾸며져 있는데 화창한 날 전망대 꼭대기에 오르면 가슴속까지 시원해지는 목포 바다 일대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고하도해안을 따라 바다 위 트래킹을 할 수 있는 고하도해상데크. 노정연 기자

고하도해안을 따라 바다 위 트래킹을 할 수 있는 고하도해상데크. 노정연 기자

전망대 아래쪽으로는 고하도 해안을 따라 1818m 길이의 해상데크가 이어진다. 멀리 목포 해안을 조망하며 고하도의 해안동굴과 해안절벽, 목포 비경 중 하나인 목포대교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 낙조 무렵 해상데크를 걸으며 바라보는 목포대교는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이동거리가 긴 고하도 해상투어는 ‘현대호텔 바이 라한 목포’와 ‘괜찮아마을’이 협업한 ‘웰컴 오션투어’ 패키지를 이용했다. 목포해상케이블카 편도 탑승권이 포함된 패키지로, 밴 차량을 이용해 목포역에서 북항승강장, 고하도에서 라한호텔까지 이동이 편리해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부모님,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여행객이라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듯하다.

목포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야경투어

불을 밝힌 목포대교. 목포시 제공

불을 밝힌 목포대교. 목포시 제공

목포의 밤을 보지 않고 목포를 온전히 즐겼다고 할 수 없다. 낮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깨어난 야경 명소를 찾아 목포의 낭만을 만끽해보자. 대반동 해안 유달유원지에 조성된 목포 스카이워크는 요즘 떠오르는 ‘야경맛집’이다. 길이 54m, 높이 15m의 해양구조물로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스릴을 느끼며 주변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알록달록 불을 밝힌 스카이워크는 멀리서 보면 마법사의 모자처럼 보이는데 가까이 가면 새가 날개를 펼친 모습이다. 조명을 반사하며 빛나는 바다와 유달산 정상의 불빛, 대반동의 반짝이는 야경이 밤바다의 낭만을 더한다. 횟집이 몰려 있는 북항에서는 목포대교 야경이 아름답다. 2012년 완공한 목포대교는 북항과 고하도를 잇는 4.1㎞, 왕복 4차선 해상교량이다. 주탑과 케이블은 목포의 시조(市鳥)인 학 두 마리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비상하는 학의 날개와 일몰이 어우러지면 더욱 멋진 풍광을 만들어낸다.

유달유원지 스카이워크. 괜찮아마을 제공

유달유원지 스카이워크. 괜찮아마을 제공

천연기념물 500호로 지정된 갓바위도 색다른 야경 명소다. 예전에는 배를 타고 나가야 볼 수 있었지만 요즘은 해상에서 갓바위를 직접 조망할 수 있는 해상보행교가 설치됐다. 밤이 되면 야간 경관 조명에 휩싸인 바위들이 신비롭고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갓바위 인근 평화광장 앞바다에서는 화려한 분수쇼를 감상할 수 있다. 춤추는 바다분수는 세계 최초 초대형 부유식 음악분수로 최대 분사 높이가 70m에 달한다. 감미로운 음악과 함께 거대한 물줄기가 춤을 추며 화려한 레이저쇼가 펼쳐진다. 분수쇼와 함께 관람객의 사연을 소개하거나 프러포즈 이벤트도 진행된다. ‘춤추는 바다분수’ 홈페이지에서 사연을 접수하니 특별한 추억을 남겨보자.


목포에서 뭐 먹지?

*오거리식당 백반 한상

오거리식당의 ‘총리밥상’. 노정연 기자

오거리식당의 ‘총리밥상’. 노정연 기자

백반 맛있기로 유명한 목포에서 먹갈치조림 맛집으로 소문난 곳. 기본 반찬만 10가지가 넘게 나오는데 하나하나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맛있다. 3인 이상이면 홍어삼합과 낙지탕탕이, 간장게장과 새우장, 먹갈치조림, 미역국까지 목포 한상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총리밥상’을 추천한다.

*새우바게트&무화과빵

코롬방제과점의 새우바게트와(왼쪽) 허니무화의 무화과빵. 노정연 기자

코롬방제과점의 새우바게트와(왼쪽) 허니무화의 무화과빵. 노정연 기자

*코롬방제과점 새우바게트 & 허니무화 무화과빵 / 75년 전통을 가진 코롬방제과점의 대표메뉴 새우바게트. 반죽에 마른 새우를 갈아 넣어 구워낸 바게트에 오이피클과 머스터드소스를 섞은 크림을 채웠는데 고소한 새우 향과 새콤 짭짤한 크림이 어우러져 자꾸 입맛을 당긴다. 허니무화의 무화과빵은 요즘 떠오르는 목포 인기 간식이다. 영암 특산물인 무화과를 넣어 만들었는데 달콤한 무화과와 촉촉한 빵의 조합이 일품이다. 무화과 모양을 본뜬 포장 상자도 예뻐 선물용으로도 좋다.

*쑥꿀레와 단팥죽.

‘가락지죽집’의 쑥꿀레와 단팥죽. 노정연 기자

‘가락지죽집’의 쑥꿀레와 단팥죽. 노정연 기자

앙금을 묻힌 쑥떡을 조청에 담가 수저로 떠먹는 쑥꿀레는 목포 전통 디저트다. 부드럽고 쫀득한 쑥경단과 달콤한 조청은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 MBC <나 혼자 산다>에 소개된 ‘쑥꿀레’와 현지인 맛집 ‘가락지죽집’이 유명하다. 아찔한 단맛과 진한 계피 향이 자꾸 생각나는 가락지죽집의 단팥죽은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별미다.

*건어물과 맥주, ‘건맥’

‘1897건맥펍’의 건어물 안주와 맥주. 노정연 기자

‘1897건맥펍’의 건어물 안주와 맥주. 노정연 기자

건어물의 도시 목포에서 ‘건맥’(건어물+맥주)을 맛보지 않을 수 없다. 통통하고 푸짐한 최상급 건어물만큼 좋은 맥주 안주가 또 있을까. 매해 여름 만호동 건해산물 상가거리에서 ‘1897건맥펍’을 필두로 ‘건맥’ 축제가 열린다. 건어물 가게에서 안주를 구매하고 1만원으로 무제한 맥주를 즐기는 시스템. 올해 건맥축제는 6월1일부터 8월17일까지 매주 토요일 열린다.


어디서 잘까

현대호텔 바이 라한 목포의 객실.

현대호텔 바이 라한 목포의 객실.

목포의 낮과 밤을 즐겼다면 이제 조용한 휴식을 취할 차례. 목포 도심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현대호텔 바이 라한 목포’는 그림 같은 다도해를 내려다보며 아늑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숙소다. 객실 창밖으로 펼쳐지는 광활한 오션뷰가 하이라이트. 호텔 로비와 카페 라운지, 산책로에서도 손에 잡힐 듯 가까운 푸른 바다와 하늘을 만날 수 있다. 가슴이 뻥 뚫리는 파노라믹 뷰를 배경으로 ‘인생샷’을 남겨보자. 4성급 호텔인 라한 목포는 수영장과 남자사우나, 피트니스센터, 식음료장 등 편의시설은 물론 지역 작가들의 예술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 키즈라운지와 아케이드존을 갖췄다. 나홀로 여행객부터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여행객, 골프여행객들까지 일상을 떠나온 누구라도 남도의 힐링을 만끽할 수 있다.

시원한 오션뷰가 펼쳐지는 라한 목포의 로비.

시원한 오션뷰가 펼쳐지는 라한 목포의 로비.

현대호텔 바이 라한 목포 전경

현대호텔 바이 라한 목포 전경

지역 청년 및 예술가들과 상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라한호텔은 경주에 이어 목포에서도 청년들과 손을 잡았다. 6월부터 목포 여행청년기업 ‘괜찮아마을’과 협업한 투어 패키지를 선보인다. 6월1일 ‘웰컴오션투어’와 야경투어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레트로 원도심투어와 일출관람 투어를 차례로 오픈할 예정이다. ‘괜찮아마을’을 이끄는 홍동우 대표와 청년 구성원들은 모두 목포 전문가다. 재미난 목포 이야기와 함께 구석구석 숨겨진 목포의 비밀 장소로 여행객들을 안내한다. 투어에는 스냅사진과 보정본까지 제공되는데 당장 SNS 프로필 사진으로 쓰고 싶을 정도로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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