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3일 출범하는 ‘청년유니온’ 김영경 대표(29)는 “지금 시대의 청년들은 자신의 문제 외 다른 일에 관심을 갖기에 삶이 너무 팍팍하다”고 말했다. 청년유니온은 기존 기업별·산별노조에서 제 살길을 찾지 못한 아르바이트생·인턴·청년실업자·학원강사 등 10~30대 청년들이 주축이 된 국내 최초의 청년노조다. 김 대표는 청년들이 직접 ‘당사자 운동’에 나서게 된 배경에 대해 “현 정부의 정책과 사회구조가 잘못돼있는 상황인데도 ‘눈높이가 높다’든지 하는 말로 청년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는 게 억울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그 자신이 대학 1학년 때부터 각종 아르바이트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온 ‘88만원 세대’의 실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학자금 대출로 빚이 많아지면서 대학 4년간 식당 서빙, 전화리서치 조사원, 마트 판매·전단지·화장품 테스트 등 안 해본 ‘알바’가 거의 없다”며 “임금체불과 초과노동 등의 부당함을 많이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졸업 후에도 학자금 대출 빚을 갚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학원강사 일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40여명의 발기인이 모인 청년유니온에는 15~39살 청년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구직자도 가입 대상에 포함된다. 기존 노동운동의 무거움에서 벗어나 새로운 청년운동으로 이끌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기존 노동운동에는 지금의 청년들이 다가가기에 어려움이 있다”며 “촛불집회 때의 자유로움과 연대의 정신을 기본으로 트위터·블로그 등 온라인 중심의 소통을 통해 문턱을 낮추려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유니온은 최근 취업시장으로 나오는 대학 졸업생들에게 최저임금, 부당해고 대응, 실업급여 등 노동문제를 알리는 ‘알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다음달 창립 총회 이후에는 취업준비생에게도 구직급여를 지급하도록 요구하는 투쟁을 전개할 생각이다. 김 대표는 “청년 실업이 심각하다보니 많은 청년들이 불안정한 단기 알바 등 직종에 종사하면서 일상적으로 노동기본권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기업노조는 아니지만 때에 따라 회사 쪽이나 지역 상인협회 등과의 교섭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