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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슬픔 딛고, 청년들 ‘고장난 세상’과 맞서다

2014.04.29 15:44 입력 2014.04.29 23:11 수정
김여란·박철응 기자

청년유니온 등 13개 단체… 세월호 참사 책임 규명 촉구

민노총 “사죄 골든타임 지났다” 대통령 ‘간접 사과’ 비판

청소년과 청년들이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에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구조와 사태 수습 과정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노동계는 박 대통령의 ‘간접사과’를 강하게 비판했다.

29일 청소년유니온, 경기대·서울대·연세대·한양대 총학생회, 민달팽이유니온 등 13개 청소년·청년 단체 회원 20여명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재이고 관재”라면서 “대통령과 정부는 사태를 끝까지 책임지고 수습하며 재난 발생 원인, 제대로 된 구조가 되지 않은 이유를 정확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국내 첫 청소년 노동조합인 청소년유니온의 김종하 위원장은 “정부는 아직도 구조를 기다리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정확한 설명 없이 사퇴, 사과로 끝내려 한다. 대한민국이 사람을 안 챙기는 나라라는 걸 배웠고, 청소년들은 이 나라가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b>청소년·청년단체 “행동으로 나서겠다”</b>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청소년·청년·대학생단체 회원들이 “정부는 아직도 구조를 기다리는 가족들에게 정확한 설명 없이 사퇴, 사과로 끝내려 한다”며 세월호 사고 진상규명과 책임 있는 수습을 요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홍도은 기자 hongdo@kyunghyang.com

청소년·청년단체 “행동으로 나서겠다”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청소년·청년·대학생단체 회원들이 “정부는 아직도 구조를 기다리는 가족들에게 정확한 설명 없이 사퇴, 사과로 끝내려 한다”며 세월호 사고 진상규명과 책임 있는 수습을 요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홍도은 기자 hongdo@kyunghyang.com

권지웅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우리 청년들은 미래를 위해 선언한다”며 “과거가 아니라 현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앞으로 절대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우리는 고장나고 더러운 세상과 맞서서 모든 더러움을 고쳐 나가겠다. 침묵하지 않고 눈물도 흘리지 않고 앞장서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한 ‘간접 사과’에 대해 “사과를 하려거든 국무회의 안락의자에 앉아서 할 것이 아니라 눈물 맺힌 국민들의 시선 앞에 나와야 한다”며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면 차라리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책임을 지려거든 대책이 궁금한 언론 앞에 나서야 한다. 전국민 앞에 머리라도 한번 숙였는가. 국무위원들에게 둘러싸여 그들을 격려하면서 무슨 사죄와 책임을 말하느냐”고 성토했다. 이어 “302명의 실종자 중 단 한 명도 구하지 못한 14일, 그 무책임하고 무능한 시간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진정한 사죄를 위한 골든타임은 이미 지나갔다”고 지적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들은 이날 오후 7시30분 청와대 인근 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를 열었다. 박주민 변호사는 “꽃 같은 아이들이 아직 배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답답해 거리로 나오게 됐다”며 “사고의 책임은 정부를 비롯한 어른들이 져야 한다는 의미를 전하기 위해 추모 장소를 청와대 앞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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