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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펙 여성들 눈 낮춰 결혼” 국책기관 저출산 해법 ‘황당’

2017.02.26 21:58 입력 2017.02.26 22:53 수정

보건사회연 보고서 항의 빗발…해당 작성자, 센터장서 물러나

국책 연구기관인 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고소득·고학력 여성의 눈 낮춘 결혼 유도’ 등 부적절한 ‘출산율 제고 대책’을 제안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항의가 빗발치자 김상호 보사연 원장이 유감을 표명하고, 해당 보고서 작성자는 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문제의 보고서는 지난 24일 보사연이 연 제13차 인구포럼에서 원종욱 인구영향평가센터장(선임연구원)이 발표한 ‘결혼시장 측면에서 살펴본 연령·계층별 결혼 결정요인 분석’이다.

보고서는 결혼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할 수밖에 없는데, 결국 이것이 초혼연령을 높이고 결혼시장에서 이탈하게 만드는 요인도 된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불필요한 스펙’에 불이익을 주는 것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결혼은) 개인의 합리적 선택으로 (개입이) 불가능해 보일 수도 있다”면서도 “채용 과정에서 채용 조건을 명확하게 하고 불필요한 스펙이 오히려 불리한 요건으로 작용한다면 일부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고학력·고소득 여성이 소득과 학력 수준이 낮은 남성과도 결혼을 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면 유배우율(혼인상태에 있는 인구의 비율)을 상승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사회적 규범과 문화를 변화시키는 것은 단순한 홍보 차원을 넘어 거의 ‘백색음모’ 수준으로 철저하게 기획되고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김 원장은 26일 “학술논문 중에 최근의 만혼과 독신 현상을 분석한 내용에 부적절한 표현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모든 연구에 대해 세심한 검토와 검증을 통해 문제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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