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미국, 전시 대응에도 침몰…사전경고 무시 9·11 연상”

2020.04.05 18:45 입력 2020.04.05 19:09 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팀의 일일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팀의 일일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시에 준하는 대응을 하고 있지만 결국은 침몰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이 과거 여러 차례 재난·비상 사태에서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던 전례를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문은 백악관부터 질병통제예방센터(CDC)까지 정치적·제도적으로 미흡했던 데다 대유행을 줄일 기회를 놓치면서 총체적 난국에 처했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 정부의 대응 실패는 2001년 9·11테러 당시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최고위층까지 경고를 했지만, 적들이 실제로 공격을 가할 때까지 대통령이 귀를 닫았다는 점에서 유사하다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9·11 테러 수개월 전 알카에다의 테러 계획을 여러 차례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관심을 주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도 지난 1월 정보기관으로부터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보고받았지만 이를 놓쳤다.

WP는 미국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코로나19 봉쇄에 있어 미국보다 더 잘 해낸 여러 국가보다 더 많은 전문지식, 자원, 계획, 유행병에 대한 경험이 있는데도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일어날 필요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미국 의료체제 시스템의 부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왔다. 발병 초기 감염자 추적·격리에 필요한 진단장비 개발에 실패하면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속도에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또 당국이 이미 오염된 지역을 뒤늦게 봉쇄하거나, 자금 조달을 두고 백악관과 보건당국이 논쟁을 지속하는 헛발질을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매일 오락가락하며 일관되지 않은 메시지를 준 것도 혼란을 부추겼다고 했다.

신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05년 뉴올리언스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 정부의 대응 시스템이 부족했고, 이번에도 과오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9·11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낸 필립 젤리코 버지니아대 교수는 “미국은 비이데올로기적이고, 실용적이고, 문제 해결사이며 탁월하는 명성을 누렸다. ‘미국은 할 수 있다’는 나라로 알려져 있었다. 지금 미국은 그와는 대조적인 이미지로, 우울한 지점이다”라고 했다. 리온 파네타 전 국방장관은 “우리는 위기가 일어나길 늘 기다리나 보다”라며 “선출직에 있는 사람들은 우리가 갑자기 당하지 않게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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