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아랍권 최초로 발사된 화성탐사선 ‘아말’의 성공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과학 정책에 세계의 눈이 쏠렸다. 아말 개발을 이끈 첨단과학기술부 장관은 33살의 젊은 여성이고, 개발팀 인력 중 여성 과학자 비율도 34%나 된다. UAE가 세계 7번째로 화성탐사선을 쏘아올리는 결실을 맺게 된 건 과학기술부 내 연구진 80%가 여성일 정도로 ‘우먼파워’를 자랑하는 과학계의 성과이기도 하다.
UAE는 세계 6위의 원유매장량을 자랑하지만, 일찌감치 ‘석유 시대의 종말’을 준비해왔다. 특히 위성발사 등 우주기술에 오래 전부터 공을 들였는데, 그 중심에 사라 알아미리 UAE 첨단과학기술부 장관(33)이 있다. 2017년 30세의 젊은 나이에 첨단과학기술부 장관으로 발탁된 그 또한 과학자다. UAE에 있는 사르자 아메리칸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늘 우주에 관심을 품어왔다. 12살 때 안드로메다 은하 사진을 보고 무한한 우주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아랍어로 ‘희망’이라는 뜻의 아말 프로젝트는 알아미리 장관에게도 도전이었다. 2009년,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쏘아올린 인공위성 ‘두바이샛(DubaiSat)-1, 2’를 개발하면서 UAE 연구진은 해외의 우주항공기술을 빠르게 흡수하며 자국의 경쟁력으로 발전시켰다.
알아미리 장관은 인공위성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첨단과학기술부를 이끌었다. 아랍어로 ‘희망’을 의미하는 아말 프로젝트를 통해 UAE 과학자들에게 ‘할 수 있다’는 의지를 독려했다. 주요 강대국들이 독점하다시피한 우주 산업에 UAE의 도전은 어찌보면 불가능해보일 수 있었지만, 알아미리 장관은 “실패할 것을 두려워해 시도하지 않는 것은 내 사전에 없다”면서 프로젝트를 끌고갔다.
특히 그의 팀에는 여성과학자 비율이 80%를 차지하고 있다. 아말 프로젝트에 참여한 여성과학자도 34%나 된다. UAE에서 일하는 여성 비율이 28%에 불과하고, 전 세계 과학계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30%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과학계 ‘우먼파워’의 숨은 배경에는 UAE의 교육정책이 있다. 20세기 중반부터 여성도 남성과 동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시행했는데, 특히 과학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알아미리처럼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학생의 77%가 여성이다. 컴퓨터공학 전공 비율을 성별로만 따졌을 때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캐나다 20%, 프랑스 18%, 영국 17%다. 특히 연구실 등에서 여성을 적극 고용하는 문화도 여성과학자들이 성장하는 계기로 이어졌다. 일간 UAE내셔널은 “여성이 주도하는 세계 과학연구 트렌드를 UAE가 만들어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