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회장 세 번째 기부 약속 “카이스트서 노벨상을”…“뜻 이뤄드릴 것”

2020.07.23 20:41

모두 766억원 상당, 사상 최대

이수영 광원산업 회장(오른쪽)이 23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KAIST) 학술문화관에서 676억원 상당의 자산 기부를 약정한 뒤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카이스트 제공

이수영 광원산업 회장(오른쪽)이 23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KAIST) 학술문화관에서 676억원 상당의 자산 기부를 약정한 뒤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카이스트 제공

기자 출신 축산·부동산 사업가…현 카이스트발전재단 이사장
“과학기술 영재 양성 통해 대한민국의 이름 세계에 알려달라”

“카이스트(KAIST)에서 꼭 국내 첫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도록 해주세요.”

카이스트발전재단 이사장인 이수영 광원산업 회장(83)은 23일 676억원 상당의 사재를 내놓으며 이렇게 당부했다. 2012년 미국에 있는 8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부하기로 하며 카이스트와 인연을 맺은 이 회장이 세 번째 기부를 약속했다.

2016년 미국에 있는 1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사후 기증하기로 유증한 지 4년 만에 다시 평생 모은 재산을 카이스트에 내놓기로 한 것이다. 고액 기부자가 많은 카이스트에서도 이 회장의 기부액은 역대 최고 금액이다. 지금까지 약정한 기부액을 모두 합하면 766억원에 이른다. 카이스트 역대 고액 기부자로는 2008년 578억원을 기부한 고 류근철 박사와 두 차례에 걸쳐 515억원을 내놓은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 등이 있다.

이 회장은 이날 카이스트에서 열린 기부 약정식에서 “세상만사는 사람으로 시작해 사람으로 끝난다. 카이스트는 사명감을 갖고 대한민국을 이끌 영재를 키워야 한다”며 “세계적인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고 대한민국의 이름을 세계에 드높이는 일에 값지게 써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2012년 첫 기부 당시에도 이 회장은 “언젠가는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리라 생각했고, 국가 발전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카이스트를 선택했다”며 “과학기술이 대한민국 발전의 힘이고, 그 원동력은 카이스트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당시까지는 이 회장이 카이스트와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었던 건 아니다. 그는 법대를 졸업한 기자 출신 사업가다. 경기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63년 서울신문에 입사했다. 이후 한국경제신문과 서울경제신문을 거치며 1980년까지 기자 생활을 했다. 기자로 일하던 1971년 광원목장을 설립해 축산업으로 첫 사업을 시작했고, 1988년 광원산업을 창업해 부동산 사업가로 많은 자산을 모았다. 첫 기부 이후 2013년부터는 카이스트발전재단 이사장을 맡았다.

카이스트는 이 회장이 기부한 676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금으로 출연해 ‘이수영 과학교육재단’을 설립할 예정이다. 재단 수익금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카이스트 싱귤래러티(Singularity) 교수’들을 지원하는 노벨상 연구 기금으로 사용된다. 카이스트 싱귤래러티 교수는 과학 지식의 패러다임을 바꾸거나 인류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독창적 과학 지식과 이론을 정립할 연구자를 선발해 지원하는 학내 제도다. 카이스트는 이 제도를 통해 교내 연구진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싱귤래러티 교수로 선정되면 최대 20년까지 연구비를 지원받아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확보할 수 있다.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은 “평생 피땀으로 일군 재산을 아낌없이 내놓은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며 “카이스트의 역할과 임무에 대한 사명감을 마음에 새기고 기부자의 뜻을 이룰 수 있도록 모든 구성원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가진 것을 나눌 수 있어 기쁘다”며 “대한민국의 미래와 나라를 위하는 뜻을 가진 분들이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이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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