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총리,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들고 "마셔도 돼요?"

2020.09.27 13:44 입력 2020.10.11 09:58 수정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 26일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해 폐로 작업이 진행 중인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후쿠시마|교도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 26일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가 났던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해 폐로 작업이 진행 중인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후쿠시마|교도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26일 취임 후 첫 국내 출장으로 후쿠시마(福島)현의 원전 사고 현장을 찾았다. 스가 총리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했다. 원전 폐로 작업 현장을 둘러본 스가 총리는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방침을 가급적 빨리 정하겠다고 밝혔다.

스가 총리는 취임 10일 만인 이날 후쿠시마현을 방문해 동일본 대지진 당시 피해 지역을 시찰하고 후쿠시마 제1원전 구내를 직접 둘러봤다. 폐로된 제1원전 1~4호기를 시찰한 뒤에는 오염수 처분 시기에 대해 “가능한 한 빨리 정부의 처분 방침을 결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배석한 도쿄전력 간부들에게 오염수 정화에 대한 설명을 듣고 “대단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안전하고 착실하게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오염수가 담긴 용기를 건네받고, 희석하면 마실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는 “마셔도 돼요?”라고 되묻기도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정부는 오염수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동을 멈춘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에 있던 핵연료를 식히는 냉각수에 빗물과 지하수가 유입돼 지난 8월 기준 오염수 122만t이 쌓였다. 도쿄전력은 하루 160~170t씩 생기는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한 뒤 탱크에 담아 보관하고 있는데, 2022년 여름이 되면 137만t 규모의 저장탱크가 다 찬다. 일본 경제산업성 산하의 전문가 소위는 지난 2월 보고서를 통해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원전 오염수의 74%에 방출 기준을 넘는 방사성 물질이 들어있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시민단체와 한국 정부가 반발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6월 30일 저장 오염수 약 110만t 중 6%는 삼중수소를 제외한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100~2만배, 15%는 10~100배, 19%는 5~10배, 34%는 1~5배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주변 마을 일부는 아직도 사람이 살지 못하는 ‘귀환 곤란 구역’으로 지정됐다.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 작업에만 앞으로 30~40년이 더 걸린다. 이날 스가 총리는 ‘귀환 곤란 구역’ 지정에 대해 “최종적으로는 모두 해제해 살 수 있도록 시간을 들여도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또 후쿠시마 경제 부흥과 폐로 중 우선순위에 대해서는 “부흥과 폐로의 양립을 위해 나라가 전면에 나와 확실히 임해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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