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 한국 국적 상선 나포

2021.01.04 20:37 입력 2021.01.04 23:14 수정

“호르무즈 해협서 반복적 ‘오염’, 사법당국에서 다룰 것”

선사 측 “한국인 5명 탑승…공해상에 환경오염 없었다”

외교부 “억류 해제 요청…청해부대, 사고 해역 이동 중”

이란 혁명수비대, 한국 국적 상선 나포

이란 혁명수비대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으로 가던 한국 국적의 석유화학 제품 운반선을 해양 환경오염을 이유로 나포했다고 AP통신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AFP통신과 정부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3시30분쯤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무산담 북서쪽 12마일 해상에서 한국 국적의 선박 ‘MT 한국 케미(Hankuk Chemi)’호가 이란 정예부대 혁명수비대 해군에 의해 나포됐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해당 선박이 해양 환경 규제를 반복적으로 위반한 데 따른 것”이라며 “한국 케미호는 반다르아바스항에 억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사법당국이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시간 선박 위치 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이날 오후 이란 남부 항구 도시 반다르아바스 근해에서 ‘MT 한국 케미’호가 예고나 설명 없이 포착됐다. AP통신은 이 선박은 사우디 주바일에서 UAE의 푸자이라로 가기 위해 항해 중이었으며, 선박 소유주는 부산에 소재한 DM십핑이라고 전했다. DM십핑은 오일 제품 및 석유화학 제품을 운송하는 선주회사다.

DM십핑의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이란 혁명수비대가 접촉한 해역은 공해상”이라며 “환경오염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란 혁명수비대 군인들이 오전 11시30분쯤 (배로) 올라왔다”고 전했다. 혁명수비대가 이란 해역에 들어가서 검사받을 것을 요구했고, 선장이 이유를 물었지만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선사 관계자는 전했다.

선사에 따르면 해당 선박에는 한국 선원 5명, 미얀마인 11명, 인도네시아인 2명, 베트남인 2명 등 모두 20명이 승선해 있다. 메탄올 등 3종류 화학물질을 싣고 있으며 사우디에서 출항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이날 오후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 선박과 이란 당국 사이에 “상호작용”이 있었고, 그 결과 선박이 이란 영해로 들어간 것으로 확인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주이란 대사관을 통해 선박 억류 상황 파악 및 선원 안전을 확인한 후 조기 억류 해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한 청해부대(최영함)가 사고 해역으로 이동 중이며 인근 해역을 항해 중인 한국 국적 선박에 대해 안전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는 상황실을 설치하고 대응에 들어갔다.

페르시아만 바레인에 소재한 미 해군 5함대 역시 이 상황을 인지하고 주시하고 있다고 AP에 전했다. 2019년에는 세계 최대의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억류, 군사 훈련 등을 두고 미국·영국 등 서방과 이란 간 갈등이 고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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