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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러미 리프킨 “화석에너지 기업들 모든 자산 좌초…기후 친화적 ‘복원의 시대’ 열릴 것”

2021.06.23 21:12 입력 2021.06.23 21:31 수정

[경향포럼]제러미 리프킨 “화석에너지 기업들 모든 자산 좌초…기후 친화적 ‘복원의 시대’ 열릴 것”

“거대한 전환이 생길 것이다. 세계적으로 ‘복원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우리가 적시에 이를 맞을 준비를 할 수 있을까.”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사진)은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1 경향포럼>의 ‘위대한 전환: 회복력과 3차 산업혁명’ 화상 기조강연에서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곤경에 처해 있는 세계 경제는 앞으로도 전망이 밝지 않다. 생산성 감소와 저성장, 빈부격차 등 암울한 장막이 드리워져 있다. 리프킨은 “면도날만큼 아주 얇은 시간이 남았다. 그럼에도 희망은 있다”며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과 비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리프킨은 “인류 역사상 최소 7번에 걸친 경제 패러다임 변화가 있었다”며 “통신과 에너지, 운송 3가지 분야의 혁명이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증기기관과 철도, 전신과 신문 등의 발전은 1차 산업혁명을 태동시켰고, 20세기 내연기관과 전화·라디오 등은 미국이 주도한 2차 산업혁명을 꽃피웠다. 하지만 화석연료에 기반한 2차 산업혁명의 인프라는 곧 위기를 맞이한다. 리프킨은 “2008년 7월 원유가격이 사상 최초로 147달러를 기록했다. 60일 뒤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했다”며 “분명한 것은 석유산업은 하향세를 걷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프킨은 현시대를 3차 산업혁명의 시대라고 평가했다. 여러모로 20세기 사람들이 익숙했던 것들과 정반대의 면모를 띤다. 리프킨은 “1·2차 산업혁명 석탄·석유 인프라는 중앙집권적인 ‘톱다운’ 형태로 구축된 규모의 경제”라며 “3차 산업혁명 인프라는 중앙화가 아닌 투명하고 개방적인, 공정한 분권화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제로섬’이 아니다”라며 “수평적인 공유경제의 복합체가 될 것”이라고 했다.

공유경제의 도래는 ‘한계비용 제로(0) 사회’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한계비용은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데 드는 추가 비용을 말한다. 리프킨에 따르면 통신·에너지·물류 등이 통합된 사물인터넷(IoT)의 발달로 생산성이 극단적으로 높아지면 이 한계비용이 제로 수준으로 떨어진다. 리프킨은 “지금도 젊은이들은 뉴스와 지식, 전력, 자동차 등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는 국내총생산(GDP)에 전혀 포함되지 않는다. 19·20세기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의 자본주의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리프킨은 화석연료 인프라의 ‘붕괴’도 예언했다. 그는 “에너지 기업들이 투자한 모든 자산들이 모두 ‘좌초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의 급격한 전환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리프킨은 “2028년이 되면 전 세계 차량 20%가 전기차가 될 것”이라며 “전력 그리드망의 13% 이상이 태양광과 풍력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후 친화적인 세상이 열릴 것”이라면서 이를 ‘복원의 시대’라고 일컬었다.

리프킨은 한국도 이 같은 전환에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리프킨은 “한국전쟁 이후 한국은 기적 같은 성장을 했다. 상위 10대 경제강국으로 변모했다”며 “한국이 ‘스마트 혁명’을 이끌 수 있다면 전 세계의 모델 국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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