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포럼

야닉 글레마렉 “파리협약 목표 도달 위해 개도국의 녹색기술 참여 이끌어야”

2021.06.23 21:19 입력 2021.06.23 21:30 수정

세션Ⅱ 위험에 빠진 지구

야닉 글레마렉 녹색기후기금(GCF) 사무총장이 2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1 경향포럼> ‘기후위기의 시대 - 생존 가능한 지구로 가는 길’에 참석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야닉 글레마렉 녹색기후기금(GCF) 사무총장이 2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1 경향포럼> ‘기후위기의 시대 - 생존 가능한 지구로 가는 길’에 참석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예상보다 빠르게 기후변화 영향
선진국보다 개도국이 피해 더 커
투자자·국가 지원도 거의 없고
녹색기술 진입 장벽도 훨씬 높아

야닉 글레마렉 녹색기후기금(GCF) 사무총장은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1 경향포럼> ‘기후위기의 시대 - 생존 가능한 지구로 가는 길’에서 기조강연을 통해 개발도상국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도록 돕는 일이 왜 필요한지와 GCF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글레마렉 총장은 “예상보다 빠르게 기후변화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고, 이는 전 세계적으로 불균일하게 발생한다”며 “선진국보다 정보, 이동성, 기반시설, 국가 지원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에서 피해가 훨씬 크다”고 밝혔다.

그는 “205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0’이라는 파리협약의 목표에 도달하려면, 녹색 기술에 대한 투자를 급격하게 늘려야 하는데, 이에 대한 장벽 역시 개발도상국이 선진국보다 훨씬 높다”고 했다. “유럽과 북미의 창업 생태계에선 기후 혁신가가 엔젤투자(자금이 부족한 신생 기업에 대한 투자)와 공공 보조금으로 아이디어를 다듬고 녹색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부터 자금을 쉽게 조달하는데, 개발도상국에선 엔젤투자자가 거의 없고 지원 프로그램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신규 기술 허가를 취득하는 데 몇년이 걸리거나 화석연료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의 규제 장벽도 언급했다. 그는 “개발도상국에선 초기 자본이 많이 들고 투자금 회수 기간도 길기 때문에 녹색 기술 투자를 기피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는 그러한 격차를 더 키웠다. 글레마렉 총장에 따르면 식량 부족에 직면한 사람은 2010년 1억3500만명에서 코로나19 이후인 현재 2억7200만명으로 증가했고, 5억명이 추가로 절대빈곤선 아래로 떨어졌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후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에 돈을 쏟고 있지만 개발도상국은 액수가 선진국의 17분의 1에 불과하다”며 “개발도상국의 금리가 높아 부채 비용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녹색기후기금 ‘경기부양책 설계’

저렴한 이자로 기술 자금 대출

기업들의 기후 기술 혁신 도와

글레마렉 총장은 개발도상국이 녹색 기술 혁신에 참여하도록 이끌어야 세계가 이산화탄소 ‘0’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레마렉 총장은 GCF가 개발도상국을 돕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주요 활동을 소개했다.

GCF는 우선 개발도상국 정부가 녹색 기후를 지향하는 경기부양책을 설계하고, 적은 이자로 자금을 조달하도록 돕고 있다. 선진국 정부에서 조달한 300억달러(약 34조원)의 자금이 바탕이 되고 있다. 특히 GCF가 지원하는 글로벌 기후펀드는 기후변화에 취약한 국가들에 집중적으로 투자되고 있다.

GCF는 개발도상국 금융기관들의 금융 상품을 녹색 상품으로 전환하는 것도 돕는다. 글레마렉 총장은 “개발도상국엔 260개의 공적개발은행이 있고 이들의 자산은 5조달러에 달하는데, 58개 은행만이 국제자본시장에 참여하고 있다”며 “GCF는 이들이 국제자본시장에서 녹색 채권을 설계하고 발행하도록 기술과 수단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GCF는 개발도상국에서 녹색 기술 혁신을 하려는 벤처기업을 키우는 인큐베이터 역할도 하고 있다. 글레마렉 총장은 “세계적으로 기술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2000개의 인큐베이터, 150개의 액셀러레이터(신생 기업의 활성화를 돕는 단체)가 있는데, 유독 녹색 기술과 관련된 단체는 적다”며 “2018년 현재 70개도 안 되고, 개발도상국에는 25개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GCF는 개발도상국에서 녹색 기술 기업들의 초기 자본을 지원하고, 기술을 평가하고 보증해주면서 녹색 기술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 분야 세계은행으로 불리는 GCF는 개발도상국들이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도록 돕자는 취지로 설립된 유엔 산하 국제기구다. 2013년 송도국제도시 G타워에 사무국을 열었다. 한국이 유치한 국제기구 중 규모가 가장 크다. 2019년 2월 GCF 사무국 수장에 뽑힌 글레마렉 총장은 프랑스 국적으로 파리대학에서 환경과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유엔개발계획(UNDP), 지구환경기금(GEF) 및 다자 파트너 신탁기금 등에서 30년 이상 일한 국제개발 전문가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