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포럼

데이비드 월리스웰스 “온난화, 폭력성과 연관…범죄 위험 커져”

2021.06.23 21:19 입력 2021.06.23 21:29 수정

데이비드 월리스웰스 뉴아메리카 연구원이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1 경향포럼>에 비대면으로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데이비드 월리스웰스 뉴아메리카 연구원이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1 경향포럼>에 비대면으로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지난 25년간 방출한 이산화탄소
한 세기의 배출량보다 더 많아

최악 상황 치달을 땐 금세기 말
전 세계 GDP 30% 감소 예측도

먹이가 부족해 바짝 야윈 북극곰이 여기저기를 헤매고, 하얀 빙산은 굉음을 내며 힘없이 무너진다. 기후위기의 상징으로 통하는 이런 영상을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에서 본 도시인들은 ‘병든 지구’를 보며 가슴 아파한다. 하지만 화석연료 사용의 결과물인 냉난방 잘되는 쾌적한 집에 앉아 플라스틱 병에 든 음료수를 마시며 이 영상을 보는 이들은 기후위기가 자신에게 절실한 문제라고 여기지 않는 일이 많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내가 사는 곳에선 겪지 않을 일, 그것이 기후위기였기 때문이다.

미국 유력매체 ‘뉴욕매거진’ 선임기자이며 싱크탱크 ‘뉴아메리카’ 연구원인 데이비드 월리스웰스는 이를 착각이라고 일갈했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3일 ‘기후위기의 시대 - 생존 가능한 지구로 가는 길’을 주제로 열린 <2021 경향포럼>의 연사로 나선 월리스웰스 연구원은 “화석연료 연소로 인한 이산화탄소의 절반 이상은 지난 25년 동안 발생했다”며 “이 시기에 방출된 이산화탄소가 지난 한 세기 동안 방출된 것보다 더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뉴욕매거진에 기고한 글을 재구성해 최근 출간한 서적 <2050 거주불능 지구>로 전 세계에 커다란 파급력을 일으켰다.

월리스웰스 연구원은 기후위기가 북극 같은 특정 지역의 일이라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후위기로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높아지면 해안가에서 멀리 떨어져 살면 그만이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다”며 “하지만 기후변화는 전 인류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의 저서에 따르면 기온이 2도 오르면 적도 지방의 주요 도시에서는 사람이 살 수 없고 4억명 이상이 물 부족을 겪는다. 3도가 상승하면 남부 유럽이 영구적인 가뭄 지대로 변한다. 4도가 오르면 아프리카와 호주, 미국에서 사람이 살 수 없다. 5도가 오르면 전 지구가 거주불능 지역이 된다.

월리스웰스 연구원은 기후위기가 경제·사회 문제와도 직결된다고 분석했다. 기후위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간다면 금세기 말에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30% 줄어들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월리스웰스 연구원은 또 “더운 날씨와 폭력성이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있다”며 “범죄 발생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월리스웰스 연구원은 앞으로 기후위기로 황폐해진 땅을 버리고 이동하는 난민이 늘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기온이 2도만 올라도 유엔은 2050년까지 기후 난민이 최대 2억명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다”며 “이 정도 온도 상승은 현실화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월리스웰스 연구원은 “화석연료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전기차를 더 살 수 있는 시장을 형성하는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다른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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