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장위구르 최대 규모 수용소에 1만명 이상 수감"

2021.07.23 18:50

신장 위구르 자치구 다반청 3번 구치소. 우루무치 | AP연합뉴스

신장 위구르 자치구 다반청 3번 구치소. 우루무치 | AP연합뉴스

중국이 신장(新彊) 위구르 소수민족에 대한 탄압을 이어가며 신장위구르 지역에는 수백개의 ‘수용소’가 생겼다. 위구르 지역의 주도(州都)인 우루무치(烏魯木齊) 다반청(達板城)구에 있는 한 수용소에만 1만명 이상이 수감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AP통신은 서방 언론 가운데 최초로 출입을 허용받아 다반청 수용소의 실태를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반청 수용소는 당초 ‘직업 훈련 센터’로 이름 붙여져 운영돼 왔다. 중국은 이 시설의 존재를 부인하다가 2019년 국제사회의 비판이 이어지자 모든 입주자들이 “졸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시설들이 감옥·재판 전 구금시설로 전환됐음을 확인했다고 AP는 전했다. AP는 “비사법적인 훈련 센터에서 보다 영구적인 감옥·구금시설 시스템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일부 위구르인은 석방됐지만, 나머지는 감옥 네트워크로 옮겨졌다”고 지적했다.

7m 높이 콘크리트 벽에 둘러싸여 있는 다반청 수용소는 내부 규모가 26만9318평에 달해 세계 최대 규모로 추정된다고 AP는 전했다. 현지 관리자들은 수감자 규모를 밝히기를 거부했지만, AP는 위성 사진과 현장 취재 등을 근거로 최소 1만명이 수감됐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수감자들을 체계적으로 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구르인 수감자들은 경직된 자세로 감방 한쪽 구석에 일렬로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TV에서는 중국 공산당의 역사를 알리는 내용이 방영됐다. 통제실 직원들은 20여개 모니터로 240여개 감방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주홍빈 센터장은 “수감자들이 보는 것을 통제한다. 규정을 어기는지, 자해하는지도 확인한다”고 AP에 말했다. 인근의 의료실 벽에는 ‘단식 투쟁을 하는 수감자들에게 강제로 음식을 먹이는 방법’을 알리는 가이드라인이 걸려 있었다.

또 다른 22개 방에는 의자와 컴퓨터가 놓여 있었다. 수감자들은 자리에 묶인 채 영상을 통해서만 변호사, 친척, 경찰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돼 있다. 수용소 내부에는 우루무치 검찰 지부 사무실도 있다. AP는 “공식적인 감옥 체제로 전환됐다는 또 하나의 신호”라고 지적했다.

AP 기자들은 다반청 수용소에서 고문이나 구타의 흔적을 보지 못했고, 전·현직 수감자들과 직접 대화할 수도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관계자들의 발언 등을 인용해 중국이 이 수용소에서 범죄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 위구르인들과 소수민족 등을 감금하고 고문해 왔다고 전했다. 수감자들의 친척들은 “허위 혐의로 선고를 받았다”고 AP에 밝혔다. 신장을 탈출한 위구르인 주메르트 다위트는 “고인이 됐지만 다반청 수용소에서 일했던 친구가 ‘목격한 (수감자들에 대한) 취급이 기절할 정도로 잔인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다른 수용소에서 일하는 켈비누르 세딕은 “다반청 수용소의 동료 교사가 수업 동안 전기 곤봉과 철제 의자로 고문 당하는 사람들의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며 “‘지옥보다 더 나쁘다’고 말했다”고 AP에 전했다.

앞서 미국 인터넷매체 디인터셉트(The Intercept)가 입수한 경찰 보고서에는 2017년 다반청 시설에 감금된 위구르인 8명이 종교 문서를 읽거나 파일 공유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했다거나, 단순히 ‘믿을만하지 않은 사람’이라는 내용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유출된 또 다른 기록에는 동료들에게 포르노를 보고 욕설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거나 교도소에서 기도하는 것과 같이 사실상 범죄라고 여겨지지 않는 행위를 한 이들도 ‘테러리즘’이나 ‘분리주의’ 혐오를 받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중국은 신장 내 범죄 기록의 90% 상당을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신장 지역에 대한 단속을 시작한 2017년 이후로 매년 수만명이 체포되고 있다. 2019년 정부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17년 신장 지역에서는 전년 대비 10배가량 증가한 22만7864명이 체포돼 9만9326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가운데 5년 이상을 선고받은 이는 8만6655명에 달한다. 2018년과 2019년에도 각각 11만4023명, 6만3736명이 체포됐다. 다반청 수용소는 지난 2019년 시설 한 동을 신축하는 등 구금시설을 늘려가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콜로라도 대학에서 위구르인을 연구하는 인류학자 대런 바일러는 “경찰 국가에서 대규모 감금 국가로 가고 있다”며 “많은 수감자들은 어떤 기준에서도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으며, 적법한 절차 없이 ‘보여주기식’ 재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은 수용소 내 인권 탄압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쉬구이샹 신장 대변인은 높아진 수감률을 두고 “테러와의 전쟁에서의 엄격한 조치”라고 말했다. 자오 종웨이 우루무치 공안국장은 “수용소는 중국의 재건과 법치주의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앞서 앰네스티는 지난 6월10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위구르족과 카자흐스탄인 등 이슬람교도들에게 구금과 감시, 고문을 가했다”며 신장 지역의 소수민족 수용소 폐쇄와 수사를 유엔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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