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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내 팔은 손목관절과 함께 굽어버렸다”

2021.07.24 09:23 입력 2021.07.24 09:24 수정

[대선 책에서 밝힌 후보자 X파일은] 군 문제 등 여러 의혹 해명…‘형수 쌍욕’ 부분은 사과

“그렇게 내 팔은 손목 관절과 함께 개판으로 굽어버리고 말았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직접 쓴 책 <이재명의 굽은 팔>에 나오는 말이다. 소년공 시절 프레스에 찍혀 왼쪽 팔에 장애를 갖게 됐다는 것을 설명한 부분이다. 이 사연은 같은 해 나온 또 다른 자서전 <이재명은 합니다>에도 언급된다. 책을 참고했다면 최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 지사의 군 문제가 불거질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이 지사는 4년 전 제기됐던 의혹들을 책을 통해 해명했다. 하지만 해당 의혹들이 여전히 반복된다. 다시 그의 책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지사는 1963년 청량산 자락 예안 도촌리 마을 출생이다. 어릴 적 기억은 가난으로 채워져 있다. 그는 “늘 배가 고팠다. 내가 식물 이름을 줄줄 꿰는 건 그 때문이다. 먹을 수 있는 풀과 꽃과 나무를 일찍부터 알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결국 국민학교(현 초등학교)를 졸업한 직후인 1976년 2월, 경기도 성남으로 가족들과 함께 ‘이주’했다. 이후 그는 소년공으로 공장을 전전해야 했다. ‘손가락에 박힌 고무가루’, ‘굽은 팔’, ‘후각 상실’ 등이 상처로 남았다.

2017년 출간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자서전 <이재명의 굽은팔>(왼쪽)와 <이재명은 합니다>  | 김영사, 위즈덤하우스

2017년 출간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자서전 <이재명의 굽은팔>(왼쪽)와 <이재명은 합니다> | 김영사, 위즈덤하우스

고생은 그의 형제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 지사는 5남4녀 중 일곱째다. 위로 누나 둘은 장성하기 전 사망했다. 그의 큰형은 중학교를 중퇴하고 탄광 광부로 일했다. 둘째형은 페인트공으로 일하다 청소일을 했다. 남동생 역시 초등학교만 마치고 청소일을 한다. 누나는 요양보호사로 일했고, 여동생은 청소회사에서 일하다 2014년 사망했다.

형제 중 일찌감치 경제적 안정을 이룬 것은 회계사로 일한 셋째형이다. 그는 2017년 사망했지만, 이 지사와의 갈등으로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이 지사는 두권의 책에서 “셋째형에게 학원비를 주는 등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도왔으나 형이 열등감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한다. 또 갈등이 노골화된 것은 “형의 어머니에 대한 폭언과 폭행 때문이었다”며 “이 과정에서 전화로 형수와 욕설이 섞인 말이 오갔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형수 쌍욕 사건’을 두고 이 지사는 “형수에게 저급한 욕을 퍼부은 것은 분명 잘못이다”며 “모든 것이 나의 수양 부족 탓이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두가지 논리에 근거해 반론도 제기한다. 하나는 갈등의 원인이 ‘국정원의 정치공작’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과장’이라는 국정원 요원이 그를 ‘종북 정치인’으로 만들기 위해 갈등을 조장했다는 주장이다. 다른 하나는 “가족과의 불화를 겪었지만 친인척 비리만은 없다”는 논리다.

이외에도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에서 검사를 사칭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사를 사칭한 것은 KBS <추적 60분> 피디였고, 내가 사칭하거나 사주한 바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책이 출간된 시기상 2017년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에 대한 언급은 없다. 해당 사건에는 이 지사의 부인이 얽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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