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입막음’ 트럼프 기소···역대 미 대통령 첫 형사기소

2023.03.31 07:30 입력 2023.03.31 09:12 수정

2016년 대선 앞두고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의혹 수사

트럼프 “정치적 박해이자 검찰의 선거 개입” 반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1년 1월6일 워싱턴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기 전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1년 1월6일 워싱턴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설하기 전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 대배심이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결정했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의 역대 전·현직 대통령이 형사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 맨해튼 대배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을 위해 전직 배우에게 돈을 지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를 결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조 타코피나 변호사도 기소 사실을 통보 받았다고 AP통신에 확인했다.

앞서 맨해튼 지방검찰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전직 포르노영화 배우와의 성관계 폭로를 입막음하기 위해 이 배우에게 13만달러를 지급했다는 의혹을 수사해 왔다.

‘스토미 대니얼스’라는 이름의 이 배우가 대선을 앞두고 언론과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시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보내 침묵을 지키는 대가로 대니얼스에게 이 돈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족 기업인 트럼프그룹을 통해 코언에게 13만달러에 추가 비용 등을 더해 총 42만달러를 변제하며 회사 내부 문건에 ‘법률 자문 비용’이라고 기재, 기업문서 조작을 금지한 뉴욕주 법률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검찰의 기소가 “정치적 박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이것은 정치적 박해이며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의 선거 개입”이라며 “내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부터 급진 좌파 민주당원들은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을 파괴하기 위한 마녀사냥을 벌여 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4년 대권 재도전을 선언하고 공화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든 상태다.

그는 “민주당은 완전히 무고한 사람을 노골적인 선거 개입 행위로 기소하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을 자행했다”며 “우리나라 역사상 이런 일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을 기소한 맨해튼 검찰을 향해서도 “조지 소로스가 직접 선택해 선거 자금을 제공한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방검사장은 수치”라며 “그는 뉴욕의 전례 없는 범죄의 물결을 막는 대신 조 바이든 (대통령)을 위해 더러운 일을 행했다”고도 했다.

이어 “이 마녀사냥은 바이든에게 거대한 역풍이 될 것”이라며 “미국인들은 급진 좌파가 여기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인지했으며, 모두가 이를 목도했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앨빈 브래그가 대선에 개입하기 위한 시도로 우리나라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혔다”며 “그는 신성한 사법 시스템을 무기화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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