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임기 중 ‘매일 기자회견’···퇴임 지지율 70% 멕시코 대통령의 이색 기록

2024.10.01 14:28 입력 2024.10.01 17:01 수정

마지막 날 마지막 일정이

대통령궁 정례 기자회견

“선전에 불과” 비판도

멕시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날인 9월30일(현지시간) 아침 기자회견을 열고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멕시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날인 9월30일(현지시간) 아침 기자회견을 열고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6년 임기를 마치고 1일(현지시간) 퇴임한다. 그의 퇴임 지지율은 70%에 육박해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기록적 지지율의 배경에는 1500회에 달하는 기자회견 숫자가 있다고 외신은 분석하고 있다. 다만 숫자만 많을 뿐, 소통보다는 선전에 가까웠다는 비판도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전날인 9월30일 임기 중 마지막 일정으로 멕시코시티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정례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멕시코는 대선과 총선을 함께 치르는 것을 골자로 개헌을 진행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법정 임기 6년에서 2개월 일찍 퇴임하게 됐다.

AFP통신 추계에 따르면 그가 기자회견을 횟수는 총 1438회에 달한다. 전체 임기 일인 2129일 중 대부분의 평일에 기자회견을 한 셈이다.

그의 기자회견은 주말, 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아침 열려, ‘얼리버드’(일찍 일어나는 사람을 비유한 말)와 비슷한 의미인 ‘마냐네라’라고 불렸다. 모든 회견은 생중계 방식이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가 기자회견에 ‘결석’한 것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며칠뿐이었다.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스핀’의 루이스 에스트라다 이사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역사상 매일 기자회견을 한 최초의 대통령으로, 세계적으로 유일한 사례”라면서 ‘대량 기자회견’이라고 표현했다. 엘우니베르살, BBC스페인어판 등도 그의 높은 지지율 배경 중 하나로 아침 기자회견을 꼽았다.

하지만 그의 기자회견이 “선전 행위”에 불과했다는 비판도 있다. 투명하게 소통하는 척은 했지만, 사실상 불리한 질문은 회피하고 자신이 어필하고픈 내용을 주로 꺼내놓았다는 것이다. 그는 기자회견을 할 때 450만 명 이상 구독자를 보유한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활용했고,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자들을 “기득권 집단을 위해 일한다”며 공격하곤 했다. 비판 기사를 대형 스크린에 띄운 채 “나는 다른 정보를 가지고 있다”며 비꼬기도 했다.

AP통신은 “기자들에게 질문할 기회는 주었지만,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언급했고 원하지 않는 것은 무시했다”고 짚었다. 파멜라 스타 서던캘리포니아대 정치·국제관계학 교수는 질문 상당수가 “우호적인 기자들을 심어놓고 던진 질문”이라고 AFP에 지적했다.

전날 마지막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임기 내 향상된 각종 경제지표를 설명한 뒤 “멕시코는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빈곤과 불평등을 줄일 수 있었고, 가장 약한 사람을 돌볼 줄 아는 국가로 성장했다”는 등 성과 홍보에 집중했다.

브리핑 후엔 일부 언론인 대상으로 ‘시계 증정 추첨’ 이벤트를 열어 당첨자에게 자신의 손목시계를 선물했다. 이 시계는 한때 보수 언론이 11만7000페소(약 780만원)짜리 스위스 명품이라고 보도해 ‘위선’ 의혹을 낳았으나, 디자인만 유사한 2000페소(약 13만원)짜리로 추후 확인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는(시계 경품 제공) 그의 대통령 임기를 특징짓는 대중적 행위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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