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콩강 쥔 중국 ‘물의 권력’

2018.01.09 21:47 입력 2018.01.09 21:50 수정

상류에 대규모 댐 건설…태국 등 주변국 물길 통제

강 유역 6개국 회의 주도…동남아 영향력 확대 포석

메콩강 쥔 중국 ‘물의 권력’

‘동남아시아의 젖줄’로 불리는 메콩강 상류를 차지한 중국이 최근 이 지역에 댐과 운수로를 건설하며 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란창(瀾滄)강으로 불리는 메콩강은 남서부 티베트 자치구에서 발원해 베트남·미얀마·라오스·태국·캄보디아 등으로 흐른다.

사실상 물길을 틀어쥔 중국은 이들 국가를 위협하고 때로는 투자 약속으로 달래며 지역 내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한다. 하지만 10일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란창-메콩강 협력회의(LMC)’를 앞두고 중국이 무분별한 개발에 대한 주변국들의 불만을 언제까지 억누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LMC에는 중국을 포함해 메콩강 유역 6개국이 참여한다. 2015년 중국 주도로 만들어진 이 회의는 메콩강 유역 발전과 평화·안정·번영 도모를 앞세운다. 중국은 이 회의를 발판 삼아 이후 세 차례 외교장관회의를 개최했으며 수자원연구센터 건립, 농업부문 협력, 빈곤퇴치 노력을 함께 강구해왔다. 올해는 ‘지속가능한 개발과 평화를 위한 우리의 강’이 주제다. 11일에는 향후 5개년 동안 구체적 경제협력 방안 등을 담은 프놈펜 선언을 발표한다.

LMC는 중국의 메콩강 개발로 인한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만들어진 회의라는 지적도 있다. 중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강 상류에 수력발전용 댐, 운수로 등을 건설해왔다. 미국 환경단체 인터내셔널 리버스에 따르면 중국은 강 상류에 댐 6개를 완공했고 21개 댐을 추가 건설한다. 댐 건설로 강 수위가 급격하게 낮아지면서 하류에 위치한 국가들은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가뭄과 홍수에 대한 대응도 어려워졌다.

2016년 최악의 가뭄에 시달린 베트남은 중국 당국에 윈난성 댐의 물을 방류해줄 것을 요청했고, 중국이 물을 흘려보낸 뒤에야 겨우 숨통이 트였다. 어업 의존도가 높은 캄보디아도 최근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하는 등 피해를 입고 있다. 강물은 공동자원이지만 중국의 호의에 의존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주변국들의 불만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거액의 투자 약속으로 달래고 있다. 2016년 첫 회의 당시 중국은 5개국에 3억달러(약 3200억원) 투자를 약속했다. 70개 이상 프로젝트에 대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경제적으로 열악한 주변국들이 중국 재정 지원에 침묵하고 있지만 불만은 언제든 다시 터져나올 수 있다. 지난해 중국은 태국과 라오스 사이를 흐르는 메콩강에 더 큰 화물선이 드나들 수 있도록 수로를 넓힌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태국 지역 주민들은 어종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며 지난달부터 중국 정부에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중국의 ‘물파워’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메콩강 외에도 이라와디강, 브라마푸트라강 등도 티베트에서 시작돼 국경을 접한 동남아 국가로 흐른다. 중국은 이들 강에도 대규모 댐 설치를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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