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별세한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 왕의 27세 막내딸이 새 마오리족 군주로 추대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마오리 족장 12명으로 구성된 키잉탕가 협의회는 지난달 30일 숨진 마오리 왕 투헤이티아 푸타타우 테 훼로훼로 7세의 막내딸인 나와이 호노 이 테 포 파키(27)를 8대 마오리 군주로 추대했다.
돈 타미히레 대주교는 6일간 계속된 투헤이티아 왕의 탕기항가(장례식) 마지막 날인 이날 수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나와이의 머리에 기름을 부었다. 족장들은 새 왕을 “새로운 새벽”이라 칭하며 환영했다.
69세였던 투헤이티아 왕은 심장 수술을 받은 뒤 지난달 30일 별세했다. 슬하에 두 아들과 딸이 있었는데, 협의회는 막내딸인 나와이를 차기 군주로 지명했다. 마오리족에서 여왕이 지도자 자리에 오른 것은 나와이의 할머니인 테 아타이랑이카후 여왕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마오리족은 1858년 영국 식민 지배에 맞서 마오리의 문화와 땅을 지키기 위해 자신들의 왕을 세웠다. 왕위는 자동으로 세습되는 것은 아니지만, 초대 군주인 포타타우 테 훼로훼로부터 지금까지 직계 후손이 맡아 왔다.
뉴질랜드에서 마오리족 왕은 법적 권한이 없으며 대부분 의례적인 역할을 하지만, 마오리족 정체성을 상징하는 만큼 정치적 영향력이 있다.
특히 지난해 보수 성향 국민당 정부가 집권한 뒤 마오리족의 권리가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새 군주가 선출된 만큼 그의 리더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오리족은 뉴질랜드 전체 인구 520만명 중 약 20%를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