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사태·경기둔화 우려, 중국 지도부 ‘경제안정’에 방점…“단기 경제파동 다룰 수 있다”

2021.12.07 14:51 입력 2021.12.07 16:07 수정

리커창 중국 총리(가운데)가 지난 6일 화상으로 국제 경제기구 수장들과 ‘1+6 원탁회의’를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쳐

리커창 중국 총리(가운데)가 지난 6일 화상으로 국제 경제기구 수장들과 ‘1+6 원탁회의’를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쳐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의 파산 가능성과 전반적인 경기 둔화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지도부가 “단기적 경제 파동을 다룰 수 있다”며 시장 우려 불식에 나섰다. 중국 지도부는 내년 경제 정책과 관련해 전반적인 경제 안정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6일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 경제기구 수장들과 가진 제6차 ‘1+6 원탁회의’에서 “중국은 강력한 복원력과 경제 발전을 위한 탄탄한 토대를 갖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건강한 발전을 이룰 자신감과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7일 전했다. 리 총리는 이어 “중국은 단기적인 경제적 파동을 다룰 수 있으며 견고하고 안정적인 경제 발전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는 회복력과 잠재력을 갖추고 있으며 개혁·개방은 계속 진전되고 발전 잠재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기적인 경제 파동을 다룰 수 있다는 리 총리의 발언은 헝다 사태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부동산 시장을 넘어 중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 상황 관리가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그의 발언에는 중국의 경제 성장세 둔화에 대한 안팎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담겨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날 회의에서 “중국이 놀랄만한 회복을 이뤄냈지만 성장 모멘텀이 눈에 띄게 둔화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기저효과에 힘입어 지난 1분기 18.3%를 기록했지만, 3분기에는 4.9%로 낮아진 상황이다. 여기에 헝다그룹의 디폴트 가능성까지 더해져 중국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지도부는 안정을 내년 경제 운용의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6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주재한 내년 경제 업무 분석 회의에서 “안정이라는 단어를 가장 우선하는 가운데 온중구진(溫中求進·안정 속에서 나아감)을 견지해야 한다”며 “적극적 재정정책과 온건한 통화정책을 계속 실시하는 가운데 재정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고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높여 유동성 수요를 합리적으로 충족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계속해서 민생을 개선하는 가운데 전력을 다해 거시경제의 큰 틀을 안정시켜야 한다”며 “경제 운영이 합리적 구간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사회 전반의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과거에 비해 이번 회의에서 경제 안정이라는 메시지가 크게 강조된 것에 주목했다. 왕타오(汪濤) UBS 중국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회의에서는 안정적 성장이 최우선 임무로 규정됐다”며 “이번 정책 기조 조정은 부동산 위축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포함한 경제 하방 압력의 가중 상황을 의식하고 실무적 조정으로 대응하겠다는 고위층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인하해 1조2000억위안(약 223조원)의 장기 유동성 공급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것도 중국 경제 정책의 초점이 안정에 맞춰지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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