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세계 최초로 ‘모래 배터리’ 개발

2022.07.06 17:28 입력 2022.07.06 19:21 수정

핀란드 바티얀코스키 발전소에 설치된 모래 배터리. 회색 사일로 안에 100t의 모래가 담겨 있다./폴라 나이트 에너지.

핀란드 바티얀코스키 발전소에 설치된 모래 배터리. 회색 사일로 안에 100t의 모래가 담겨 있다./폴라 나이트 에너지.

핀란드 연구팀이 한 번 충전하면 전기를 열로 변환해 수개월 동안 저장할 수 있는 ‘모래 배터리’를 개발해 상용화에 나섰다

핀란드 서부에 전력을 공급하는 칸카안빠 바타얀코스키 발전소에 에너지 기업 폴라 나이트 에너지가 개발한 모래 배터리가 설치돼 가동 중이라고 BBC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래 배터리 상용화는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약 100t 가량의 모래가 담긴 사일로가 배터리 역할을 한다. 전기를 모래에 흘려보내면 저항 때문에 열이 발생한다. 이 같은 저항 가열의 원리를 이용해 모래를 최대 500도까지 가열하고 열 교환기를 통해 뜨거운 공기를 생성시킨다. 이 공기로 수영장 물을 데우는 등 모래에 저장된 열은 지역난방에 활용된다.

폴라 나이트 연구팀은 모래는 열을 저장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며 모래 배터리는 몇 달 동안 모래를 500도씨로 유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리튬, 코발트, 니켈로 만드는 기존 배터리보다 비용도 훨씬 적게 들고 만드는 과정에서 환경오염도 적다는 점도 모래 배터리의 장점이다.

모래 배터리 아이디어는 칸카안빠 인근 탐페레시의 펄프 공장에서 처음 고안됐다. 탐페레 시의회는 연구공간 등을 제공했다. 도시 에너지 및 기후 전문가인 엘리나 세페넨은 “가장 추운 겨울철에 몇 시간 동안만 작동하는 발전소가 있다면 큰 비용이 들 것”이라며 “하지만 에너지를 유연하게 사용하고 저장할 수 있는 해결책이 있다면 비용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래 배터리 상용화는 유럽의 극심한 에너지 위기 국면에서 이뤄져 더욱 시선을 끌고 있다. 핀란드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심각한 전력난을 겪어왔다.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기로 한 이후 러시아가 핀란드에 가스와 전기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태양광과 풍력 발전 투자를 늘리기로 했지만 흐리거나 바람이 불지 않는 등 날씨 조건이 나쁘면 전력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없다는 점이 재생에너지의 단점이었다. 모래 배터리를 통해 재생에너지의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할 수 있게 됐다. 마르쿠 일뢰넨은 폴라 나이트 에너지 대표는 “우리는 이용 가능한 친환경 전기가 있을 때마다 재빨리 배터리에 저장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국립 재생 에너지 연구소도 ‘친환경 전력’을 위한 실용적인 배터리를 개발을 위해 모래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아울러 모래를 이용해 열 뿐만 아니라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기술로는 모래를 통한 전력 공급은 효율이 매우 떨어진다. 그렇지만 배터리에 열을 저장해 활용하는 방식은 많은 산업 분야에서 유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모래 배터리’는 저렴한 대안이라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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