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시바 총리 취임···깜짝 ‘의회 해산’ 승부수, 비주류 한계 넘을까

2024.10.01 15:46 입력 2024.10.01 16:42 수정

“지지세 확보 속도” “당내 압력 탓”

취임 전 조기 총선 발표에 해석 분분

최대 파벌 ‘아베파’와 악연 등 한계

일본 자민당 이시바 시게루 총재(가운데)가 1일 도쿄 국회 중의원(하원)에서 신임 총리로 지명된 후 박수가 나오자 고개를 숙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자민당 이시바 시게루 총재(가운데)가 1일 도쿄 국회 중의원(하원)에서 신임 총리로 지명된 후 박수가 나오자 고개를 숙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자민당 신임 총재가 1일 총리로 취임하면서 ‘이시바 내각’이 공식 출범했다. 이시바 총리는 취임 전부터 조기 총선 카드를 띄워 속도감 있게 지지세 확보에 집중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시바 총리 본인 판단이 아닌 당내 압력 영향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새 내각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는 이날 임시국회에서 치러진 중의원(하원)·참의원(상원) 지명 선거에서 각각 과반을 얻어 새 총리로 지명됐다. 1885년 내각제 도입 후 초대 총리인 이토 히로부미 이후 제102대 총리다. 이후 이시바 총리는 나루히토 천황으로부터 임명장을 받는 친임식 등을 거쳐 새 내각을 정식 발족하게 된다.

이시바 총리는 지명 전인 전날 빠르게 중의원 조기 해산 및 총선 실시 계획을 밝혀 주목받았다. 그가 밝힌 계획은 이달 27일 투·개표하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자민당 총재 당선부터 한 달 이내에 의회 해산, 선거 고시 등을 마무리하는 시간표인 셈이다. 중의원 해산은 총리 취임 8일 만인 오는 9일로 계획했는데, 이는 전후 최단 시간 내 해산 사례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다음날 총리 취임 예정이라고는 해도 사전 단계에서 의회 해산, 조기 총선을 표명하는 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애초 이시바 총리는 의회 해산 ‘신중론’ 쪽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총리에 대해 “모든 각료가 참석하는 예산위원회에서 정권이 무엇을 목표로 하는지를 국민에게 보여준 뒤 믿음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총재 선거 기간 라이벌이던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이 조기 해산을 언급했을 때는 “아직 총리가 안 된 사람이 언급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예산위에서는 총리와 야당 당수 간 장시간의 1대1 토론이 가능하다. 이를 고려해 현지 언론은 11월10일쯤 선거 개최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해 왔다.

‘앞당긴 시간표’의 배경은 당내 압력이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새 총리가 야당의 추궁을 받는 예결위를 열어선 안 된다는 요구가 거셌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비자금 스캔들’ 얘기가 다시 뜨거워지기 전에 새 내각 출범의 축포 분위기를 선거로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다고 한다. 불륜, 비서 급여 부정 수령 등 잇단 논란에 휩싸였던 히로세 메구미 참의원의 사퇴로 오는 27일 자민당 ‘험지’ 이와테현 보궐선거가 예정돼 있는데, 자민당의 현 기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이시바 총리는 오는 7일 대표 질문, 9일 당 대표 토론회를 열어 국민 앞에서 질의응답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자는 사전 정리된 질문에 각료가 답하는 형식으로 질의응답이 오가기 어렵고, 후자는 시간이 45분으로 한정돼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이니치는 이날 사설에서 “이시바 의원이 오랫동안 여론의 지지를 받아온 것은 ‘당내 야당’으로서 집행부 비판도 마다하지 않는 자세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국회를 무시하고 해산과 총선을 서두르는 것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시바 총리는 당내 기반이 취약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가 총재 선거 1차 투표 때 얻은 의원 표는 총 368표 중 46표에 불과했다. 당선 후 아소 다로 전 총재를 당 최고고문에 앉히며 54명 의원이 속한 유일 존속 파벌 ‘아소파’와 관계를 구축했지만, 한때 당내 최대 파벌이던 ‘아베파’ 의원들과는 관계가 좋지 않다. 아베파 지지를 받은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전보장상은 이시다 총재의 당 요직 제의를 대놓고 거절했다.

아사히는 “정점에 오르자마자 자신의 주장을 굽히는 모습은 이시바의 권력 장악이 불안한 상황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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