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기니서 군사 쿠데타 “대통령 억류 중, 구국이 군인 의무”

2021.09.06 08:30 입력 2021.09.06 14:01 수정

쿠데타를 일으킨 기니의 군대가 5일(현지시간) 수도 코나크리의 대통령궁으로 들어가고 있다. 코나크리|로이터연합뉴스

쿠데타를 일으킨 기니의 군대가 5일(현지시간) 수도 코나크리의 대통령궁으로 들어가고 있다. 코나크리|로이터연합뉴스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군인들이 쿠데타를 일으켜 현직 대통령을 체포하고 정부를 해산했다. 이웃국가 말리에 이어 쿠데타가 연이어 일어나 서아프리카 지역 정세가 불안정해졌다.

현지 매체 기니뉴스는 5일(현지시간) 마마디 둠부야 사령관이 이끄는 정예 특수부대가 수도 코나크리의 대통령궁을 습격하고 알파 콩데 대통령과 내각 인사들을 구금했다고 보도했다. 수도 중심가에서 총성이 들리더니 장갑차가 대통령궁으로 들어갔다.

쿠데타를 일으킨 마마디 둠부야는 영상에서 “우리는 현직 대통령을 억류하고 정부를 해산하고, 현행 헌법과 제도를 해산하고 육로와 국경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에게 정치를 맡기기 위해 왔고, 국가를 구하는 것은 군인의 의무”라면서 곧 과도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둠부야는 프랑스 외인부대 출신의 기니군 특수부대 대장이다. 파리 군사학교를 졸업해 15년 넘게 아프가니스탄, 코트디부아르, 지부티,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이스라엘, 키프로스, 영국 등에서 활동해왔다. 아프리카 매체 프리미엄타임스는 기니군의 엘리트 특수부대가 콩데 정부에 불만을 가져왔다고 전했다.

군부는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일부 군중은 거리로 나와 “쿠데타 만세” 등의 구호를 외쳤으나, 대통령궁 주변은 폐쇄됐고 다수 시민은 외출을 삼가고 있다고 기니뉴스가 전했다.

아프리카 기니서 군사 쿠데타 “대통령 억류 중, 구국이 군인 의무”

아프리카연합(AU)은 성명을 통해 “무력에 의한 권력 장악을 규탄하고, 알파 콩데 대통령의 즉각 석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트위터에 “기니의 상황을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무력에 의한 정부 장악을 강력히 규탄하며 알파 콩데 대통령의 즉시 석방을 요구한다”고 적었다.

기니는 1958년 프랑스 식민 통치에서 독립한 이후 52년간 군부 독재 치하에 있었다. 콩데 대통령은 2010년 기니 역사상 처음 열린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됐으나 지난해 3선 개헌을 추진한 이래 국민 지지를 잃었다. 그는 지난해 대선에서 59.5%의 득표율로 3선에 성공했지만 야당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고 전국에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다.

지난 1년여간 서아프리카 곳곳에서는 쿠데타가 일어났다. 기니의 이웃국가 말리에서는 지난해 8월 쿠데타가 일어났고 지난 3월 니제르에서도 쿠데타 시도가 실패했다. 차드에서는 이드리스 데비 전 대통령이 지난 4월 반군과 전쟁 중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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