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현장 내몰린 아이들 전세계 1억6000만명…코로나 여파로 20년만에 증가

2021.06.10 14:49

국제노동기구와 유니세프가 발간한 아동노동 보고서 표지.

국제노동기구와 유니세프가 발간한 아동노동 보고서 표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1억6000만명에 이르는 아이들이 노동 현장으로 내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년전 보다 840만명 늘어난 것으로, 꾸준히 감소하던 아동노동 인구가 20년만에 처음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와 소득 감소, 학교 폐쇄 등의 상황이 아동노동 문제를 악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국제노동기구(ILO)와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가 ‘세계 아동노동 반대의 날’(6월12일)을 맞아 내놓은 아동노동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전 세계 아동노동 인구는 모두 1억6000만명으로 조사됐다. ILO와 유니세프는 아동노동에 해당하는 연령을 5∼17세로 규정하고, 4년에 한번씩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노동 현장에 내몰린 아동 수는 2016년 조사 때 보다 840만명이 늘어났다. 2000년 2억4550만명에서 2008년 2억1520만명, 2016년 1억5160만명으로 감소 추이를 보이던 아동노동 인구가 20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체 아동노동 숫자가 증가했을 뿐 아니라 노동 환경도 악화됐다. 두 기구는 보고서에서 건강과 안전, 도덕을 해칠 가능성이 있는 업무로 정의되는 위험노동을 하는 아동 수가 2016년 7250만명에서 지난해 7900만명으로 650만명 늘어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서 인구 증가와 빈곤, 부적절한 사회 보호 조치로 인해 지난 4년 동안 1660만명이 추가로 아동노동에 내몰렸고, 아시아·태평양과 중남미 지역에서도 아동노동 문제가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국제노동기구와 유니세프 보고서에 나타난 전 세계 아동노동 인구 현황.

국제노동기구와 유니세프 보고서에 나타난 전 세계 아동노동 인구 현황.

ILO와 유니세프는 이 같은 배경에 코로나19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했다. 두 기구는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과 학교 폐쇄가 이미 아동노동에 종사하는 어린이들을 더 오랜 시간 일하거나 악화된 조건에서 일하게 만들었다”며 “이는 또한 보다 많은 아이들이 취약계층 가정의 일자리와 소득 감소로 최악의 아동 노동에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아직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아동노동 인구가 계속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내년 말까지 900만명의 아이들이 추가로 노동 현장에 내몰릴 수 있고, 사회 보호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그 숫자가 4600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헨리에타 포어 유니세프 총재는 “지난해 아동노동과의 싸움은 더 어려워졌고, 전 세계적인 락다운(봉쇄)과 학교 폐쇄, 경제 파탄, 국가 예산 축소를 겪으며 많은 가정이 가슴 아픈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며 “우리는 각국 정부와 국제금융기구들이 아이들을 다시 학교로 돌려보내고 가정에서 애초에 이런 선택을 하지 않도록 도울 수 있는 사회보호 프로그램에 우선 투자할 것으로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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