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초미세먼지 권고 기준 2배로 강화…새로운 대기질 가이드라인 발표

2021.09.23 09:45 입력 2021.09.23 15:21 수정
윤기은 기자

지난 2월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이석우 기자

지난 2월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이석우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초미세먼지 등의 권고 수준을 강화한 새로운 ‘대기질 가이드라인’(AQG)을 발표했다. WHO는 대기오염으로 매년 700만명이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가이드라인 조정이 인류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WHO의 기준이 강화되면서 한국 정부가 정한 가이드라인과의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됐다.

WHO는 22일(현지시간)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오존,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일산화탕소 등 6종의 대기오염 물질에 대한 AQG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AQG에는 2005년 이후 처음 조정된 대기오염 물질 권고 기준이 담겨있다. WHO는 “2005년 AQG 업데이트 이후 대기오염이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증거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누적된 증거를 체계적으로 검토해 거의 모든 가이드라인의 수준을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WHO는 특히 발암물질로 규정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위협에 주목하며 미세먼지는 연간 평균 15㎍/㎥, 24시간 기준 45㎍/㎥ 아래로 유지하도록 권고했다. 미세먼지의 기존 권고 기준은 연 평균 20㎍/㎥, 24시간 기준 50㎍/㎥ 이하였다. 또 초미세먼지 권고 기준은 2배로 강화돼 연간 평균 5㎍/㎥, 24시간 기준 15㎍/㎥ 이하로 낮아졌다. 기존 권고 수준은 연간 평균 10㎍/㎥, 24시간 기준 25㎍/㎥ 이하였다. WHO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폐 깊숙이 침투할 수 있으며 초미세먼지의 경우 혈류로 들어가 심혈관과 호흡기에 영향을 주고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WHO는 또 대기오염이 건강하지 않은 식단이나 흡연 등과 동등한 수준으로 질병을 야기한다면서 성인의 경우 허혈성 심장질환과 뇌졸중을 유발하고 아동에게는 폐 기능 감소와 호흡기 질환 등을 앓게해 매년 700만명의 조기 사망을 초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가이드라인의 목표는 모든 국가가 권장 대기질 수준을 달성하는 것”이라며 “대기오염이 가이드라인에 제안된 수준으로 감소한다면 초미세먼지 관련 사망의 80% 정도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화된 기준에 따르면 한국의 초미세먼지 상황은 심각하다. 지난 2019년 기준 한국의 연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23㎍/㎥였고, 지난해는 19㎍/㎥였다. 기존 가이드라인보다 2배 정도 높고, 바뀐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4배 정도 높은 상황이다. 환경부의 대기환경 기준을 보면 미세먼지는 연 평균 50㎍/㎥, 24시간 기준 100㎍/㎥이고, 초미세먼지는 연 평균 15㎍/㎥, 24시간 기준 35㎍/㎥이다. WHO에 비해 한국이 훨씬 느슨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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