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세계 90개국과 코로나19 ‘알약 치료제’ 공급 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가 5일(현지시간) 밝혔다.
불라 CEO는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 모든 사람이 가능한 한 빨리 이 약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이같이 말했다. ‘팍스로비드(PAXLOVID)’라는 상표가 붙을 예정인 화이자의 알약은 세 알씩 하루에 두 번 총 6알을 먹게 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화이자는 가능한 한 빨리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포함한 규제당국에 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화이자는 자사에서 개발한 알약 형태의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가 입원과 사망 확률을 89%까지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먼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한 미국 머크앤드컴퍼니(MSD)의 ‘물누피라비르’의 효과를 크게 뛰어넘는 결과다. MSD는 임상시험 결과 몰누피라비르가 입원율과 사망률을 각각 절반가량 낮춘다고 발표한 바 있다.
화이자의 새 치료제 가격과 관련해 불라 CEO는 고소득 국가들에 몰누피라비르와 비슷한 가격표를 붙일 전망이라고 로이터에 전했다.
최근 MSD는 5일 치료분에 700달러(약 83만원)의 가격으로 미국 정부와 몰누피라비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따라서 화이자도 선진국에는 이 가격을 기준으로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의 이날 발표는 뉴욕증시에도 훈풍을 몰고 왔다.
화이자 주가가 10.9% 급등한 것은 물론, 새 치료제가 코로나19 대유행 종식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이 부풀면서 여행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등한 것이다.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는 15.6%,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13.0%, 델타 항공은 8.1% 각각 치솟았다.
반대로 ‘팬데믹 수혜주’는 급락했다. ‘홈트레이닝의 넷플릭스’로 불리는 펠로톤은 3분기 실적 부진까지 겹쳐 이날 하루에만 35.4% 폭락했고,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은 6.2% 급락했다. 미 최대 음식배달업체 도어대시는 4.2%,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강자인 넷플릭스는 3.4% 각각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