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난민 매일 수천명씩 이란으로 ... 유럽에 '난민 위기' 초래 가능성 경고

2021.11.11 16:42

아프가니스탄에서 매일 수천명의 난민들이 탈레반을 피해 이웃 국가 이란으로 탈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간 난민 사태를 이대로 방치하면 유럽에 ‘난민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노르웨이 난민위원회(NRC)에 따르면 매일 아프간 난민 4000~5000명이 비공식적인 통로를 통해 이란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AP통신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 8월 아프간의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되면서 수십만명의 미국인과 아프간인들이 대규모 공수작전을 통해 아프간을 탈출했다. 이때 탈출하지 못한 이들 중 대다수는 국경으로 도망쳐 구호기관들에 도움을 청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아프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태다.

지난 8월15일(현지시간)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 후 이웃 국가 터키로 도피하는 아프간인들. | 게티이미지

지난 8월15일(현지시간)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점령 후 이웃 국가 터키로 도피하는 아프간인들. | 게티이미지

아프간의 이웃 국가들은 난민들을 오랫동안 받아들여 왔다. NRC에 따르면 지난 수십 년간 아프간을 떠난 500만여명의 아프간인 중 90%가 이웃나라인 이란과 파키스탄에 수용됐다. 이번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 후 이란에 유입된 아프간인은 30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얀 에글랜드 NRC 사무총장은 최근 아프간 국경과 가까운 이란 케르만 주에 있는 난민들을 방문한 후 이들에 대한 지원을 촉구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란에 있는 아프간 난민 350만여명이 미국의 이란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겨울이 다가오는 현시점 탈레반을 피해 아프간을 떠나는 수십만 난민에게 제공할 식량과 피난처가 충분치 않다며 부국들에 혹한이 닥치기 전에 아프간과 이란 등 이웃 국가들에 대한 원조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난민기구는 올해 말까지 최대 51만5000명의 아프간 난민이 이웃국으로 도피할 수 있다며 이들을 돕기 위한 기부금 3억달러(약 1180억원)를 모금하고 있다. 지금까지 모금된 금액은 목표액의 32%에 불과하다. NRC는 이란에 있는 아프간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목표액 3억달러 중 1억3600만달러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프간 난민의 이란 유입이 계속되면 유럽이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에글랜드 NRC 사무총장은 “현재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에 있는 난민들보다 더 많은 난민이 오늘 하루 만에 이란으로 넘어왔다”면서 “유럽 국가들은 난민들이 유럽으로 향하는 걸 막고 싶다면 아프간과 이웃국에 투자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아마드 바히디 이란 내무장관은 9일 아프간의 국경지대에 매일 수천명이 모여들고 있다며 충분한 도움을 제공하지 못하면 아프간 난민들이 유럽행이란 새로운 선택지를 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알리 샴카니 이란 최고안보회의 의장도 10일 뉴델리에서 열린 지역안보회의에서 “앞으로 자금 부족으로 이란이 더 이상 아프간 난민을 수용하지 못할 경우 특히 서방 국가들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지금까지 아프간 난민 수용 비용의 96%를 지불했고 국제기구의 지원은 4%에 불과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아프간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외 아프간 자산 동결 해제와 아프간 이웃국 지원을 요구했다고 현지매체 테헤란타임즈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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