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카자흐스탄 사태 개입 비판에 원색 대응 “미국이야말로 300년 역사 돌아보라”

2022.01.09 21:24 입력 2022.01.09 22:21 수정
손구민 기자

10일 고위급 회담 앞둔 미·러

‘러, 발 들이면 쉽게 안 나와’

블링컨 발언 맹비난 ‘긴장감’

우크라 침공 영향력에 주목

물가 폭등 등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던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8일(현지시간) 군경이 불에 탄 트럭 옆에 서서 차량들을 검문하고 있다.  알마티 | 로이터연합뉴스

물가 폭등 등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던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8일(현지시간) 군경이 불에 탄 트럭 옆에 서서 차량들을 검문하고 있다. 알마티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러시아가 최근 유혈 사태로까지 번진 카자흐스탄 반정부 시위를 두고 원색적인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0일 미·러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두 강대국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AP통신은 8일(현지시간) 러시아 외교부가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사진)을 맹비난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식 채널을 통해 “블링컨이 역사 공부를 그토록 좋아한다면 미국이야말로 한 번 다른 집(국가)에 들어가면 그 나라 시민들은 강도나 강간 피해를 당하지 않고 살아남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라면서 “이는 최근의 일만이 아니라 미국의 300년 역사 전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외교부의 원색적 비난은 지난 7일 블링컨 장관의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카자흐스탄 사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러시아가 한 번 다른 국가에 발을 들이면 쉽게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최근 역사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라고 답했다. 이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크림반도를 합병했던 사실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러시아가 주도하는 옛 소련 국가들의 안보협의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는 지난 6일 카자흐스탄 정부 요청을 받고 현지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했다.

AP통신은 카자흐스탄 사태가 10일 예정된 미·러 안보회의를 앞두고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보회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두고 양국 간 긴장을 해소할 외교적 해법을 찾는 자리다. 러시아가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10만명 이상의 병력을 배치하자 미국과 유럽이 철수를 요구하면서 이 지역에서는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사태 개입 비판에 원색 대응 “미국이야말로 300년 역사 돌아보라”

러시아가 카자흐스탄 시위에 개입하면서 우크라이나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미국은 러시아가 카자흐스탄 반정부 시위를 진압한 후 카자흐스탄에서 지배력을 강화하는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카자흐스탄은 러시아, 중국, 서방 사이에서 균형 노선을 추구해왔으나 이번 시위를 계기로 균형추가 러시아 쪽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피오나 힐 전 미 국가안보회의(NSC) 러시아 담당 고문은 “카자흐스탄 상황이 오히려 우크라이나 침공을 앞당길 수 있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혼란을 틈타 옛 소련 국가 일대 지배력을 강화하고자 할 것이고 그럴 만한 군사력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 하원 외교안보 상임위원회 소속 마크 그린 의원은 AP통신에 “러시아가 두 개의 위기를 동시에 통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며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 반정부 시위는 진정되는 분위기다. 인테르팍스통신은 최대 도시 알마티 상황이 안정되고 있으며 총성도 멎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카자흐스탄 당국이 전직 정보기관 수장인 카림 막시모프를 시위를 기획하는 데 관여한 의혹으로 체포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카자흐스탄 내무부는 이날까지 소요 사태 가담자 5800여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군경 무력 진압으로 시위대 사상자는 160명을 넘어섰다. 진압 군경 중에서도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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