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한 대안 없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벨라루스 관통하는 '리투아니아 루트'가 대안?

2022.06.02 16:52 입력 2022.06.02 17:16 수정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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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흑해 봉쇄로 우크라이나 곡물을 흑해를 통해 수출하는 경로가 막히면서 발트해 국가인 리투아니아를 경유해 곡물을 내보내는 ‘리투아니아 루트’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루트가 우크라이나 곡물을 예멘이나 이집트 등 식량 위기를 겪고 있는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로 신속히 실어나르는 최상의 방법이라고 전했다. 리투아니아 루트는 우크라이나 곡물을 기차에 실어 벨라루스를 관통한 다음 리투아니아의 항구도시 클라이페다로 이동시키는 경로다. 클레이페다는 넉넉한 규모의 곡물 저장고와 충분한 수심의 항만 시설을 갖추고 있다. 클레이페다 항만청장 알기스 라타키스는 NYT에 “우리는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 이전 우크라이나 곡물은 우크라이나 남부의 두 항구도시인 오데사와 마리우폴을 통해 수출됐으나 러시아 해군의 흑해 봉쇄로 선적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지난해 수확된 우크라이나 곡물 2200만t이 우크라이나 내에 갇히면서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에서 식량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자국에 대한 서방의 제재가 풀리기 전에는 흑해 봉쇄를 완화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뾰족한 대안 없는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벨라루스 관통하는 '리투아니아 루트'가 대안?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말 폴란드를 관통하는 철도 노선을 이용해 곡물을 클라이페다로 운송한 바 있으나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의 선로 규격이 다르고 운행 중인 열차편이 제한적이어서 운송에 3주가 걸렸다. 반면 옛 소련의 구성원이었던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리투아니아는 선로 규격이 같기 때문에 리투아니아 루트를 이용할 경우 운송 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벨라루스가 그 대가로 벨라루스산 칼슘 비료에 대한 서방의 제재 완화를 요구할 것이라는 점이다. 칼륨 비료는 벨라루스의 주요 수입원이다. 마리우스 스쿠오디스 리투아니아 교통장관은 “이는 심각한 정치적 도덕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아직까지 벨라루스를 경유하는 방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NYT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 완화에는 반대하지만 벨라루스에 대해서는 보다 유연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가 철도 운송에 합의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벨라루스 철도 노동자들이 벨라루스 정권이 러시아의 침공에 협조한 데 항의해 철도 노선 일부를 파괴해 복구 작업이 필요하다. 러시아군이 벨라루스에 주둔하고 있는 상황에서 철도를 복구할 경우 러시아군의 물류 이동을 이롭게 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유엔은 외교적 해결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흑해 봉쇄를 풀기 위한 터키와 러시아 사이의 협상에 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엔은 터키가 흑해상의 기뢰 제거 작업에 나서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곡물을 실은 화물선의 안전한 항행을 보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회담 결과 개도국에 필요한 화물을 실은 배들이 항행할 수 있도록 터키가 우크라이나 항구에서 기뢰 제거 작업을 돕는다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다만 터키 측은 완전한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2일에는 유엔 고위급 특사가 러시아 정부 관리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위해 항구를 개방하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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