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보안·가짜계정 관리에 심각한 결함”···전 간부 내부 고발 파문

2022.08.24 14:13 입력 2022.08.24 14:40 수정

트위터 로고와 핸드폰을 든 사람들의 실루엣. 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 크게 보기

트위터 로고와 핸드폰을 든 사람들의 실루엣. 로이터연합뉴스

트위터가 사이버보안과 사생활 보호 등과 관련해 연방 규제 당국을 속이고 가짜계정 통계를 축소했다는 내부 고발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은 23일(현지시간) 트위터의 전 보안책임자인 피터 자트코가 지난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 연방거래위원회(FTC)에 트위터의 취약한 보안 시스템과 임원진의 허위계정 통계 조작을 폭로하는 내용의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자트코는 2020년 11월 트위터에 입사해 지난 1월까지 보안 책임자로 일했다. 입사 전에는 ‘머지’라는 별명의 해커 활동을 했으며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 구글 등에서도 고위직을 맡았던 사이버 보안 전문가다.

자트코가 비영리 법무회사 ‘휘슬블로워 에이드’를 통해 제출한 고발장에는 트위터가 연방 당국을 상대로 해커와 스팸 계정에 대해 강력한 보안 대책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거짓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트위터 내부 서버 50만 개 가운데 절반가량이 구식 소프트웨어로 운용되고 있으며, 전체 임직원 컴퓨터 중 4분의 1 이상이 보안 소프트웨어를 비활성화한 상태라는 내용도 있다.

그는 개인정보보호, 디지털을 포함한 보안, 플랫폼 통합 등 자신이 담당한 모든 영역에서 “극도로 결함이 많았다”며 개인정보에 영향을 끼치는 안전사고도 예상보다 훨씬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머스크는 그가 44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트위터가 허위·스팸 계정에 수를 고의로 낮췄다며 인수를 파기했다. AP연합뉴스 이미지 크게 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머스크는 그가 44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트위터가 허위·스팸 계정에 수를 고의로 낮췄다며 인수를 파기했다. AP연합뉴스

이번 폭로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가짜계정 관련 부분이다. 자트코는 파라그 아그라왈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트위터 고위 간부들이 트위터 내 가짜계정 수를 고의로 축소해 집계했으며, 경영진들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허점을 감추는 데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이번 고발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트위터 간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머스크 측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는 지난 4월 440억달러(58조8000억원) 규모의 트위터 인수 계약을 추진했다가 트위터가 가짜계정에 대한 자료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다며 7월 인수 합의를 뒤집었다. 이에 트위터는 머스크가 당초 약속대로 인수해야 한다고 소송을 냈고 오는 10월 미 델라웨어 법원에서 재판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위터 내부에서 거짓 통계가 만들어졌다는 폭로가 나오며 트위터가 가짜계정 수를 고의로 낮춰 잡았다는 머스크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된 것이다. 다만 휘슬블로워 에이드 측은 이번 내부 고발이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논란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자트코는 트위터가 러시아와 중국 등 외국 정부의 타격에 취약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몇 달 전 당시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아그라왈 CEO가 러시아 시장 확대를 위해 광범위한 검열을 초래할 수 있는 러시아 정부의 요구를 들어주려 했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트위터 경영진들이 매출을 올리고자 중국으로부터 불분명한 자금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트위터 측은 이런 주장에 대해 성명을 내고 “자트코는 비효율적인 리더십과 저조한 성과로 해고된 인물”이라며 “그의 주장은 일관되지 않고 부정확하다”고 반박했다. 폭로가 공개된 후 미국 증시에서 트위터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7.32%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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