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내 생산 반도체 기술 수준 제한”…삼성·SK 촉각

2023.02.24 15:51 입력 2023.02.24 16:42 수정

앨런 에스테베스 미 상무부 산업안보 담당 차관이 23일(현지시간)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주최로 열린 한·미 경제안보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유투브화면캡처

앨런 에스테베스 미 상무부 산업안보 담당 차관이 23일(현지시간)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주최로 열린 한·미 경제안보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유투브화면캡처

앞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공장에서 일정 기술 수준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게 됐다.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가 한국 반도체 기업이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수준에 한도를 설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업계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앨런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은 23일(현지시간)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워싱턴DC에서 개최한 한미 경제안보포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제공한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1년 유예가 끝나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기업과 협의하고 있다. 기업들이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수준에 한도(‘cap on level’)를 둘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한도의 의미에 대해 “지금 기업들이 어떤 ‘단’의 낸드를 생산하고 있다면, 그 범위의 어느 수준에서 멈추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이 현실화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공장에서 만들고 있는 낸드 플래시메모리의 한계 지점을 설정해야 한다. 미국이 상한선으로 정한 구체적 기술 수준에 대해서는 향후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공장, 충칭 후공정 공장, 인텔로부터 인수한 다롄 낸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14나노 이하의 로직(비메모리)반도체, 18나노 이하의 D램, 128단 이상의 낸드 메모리 생산에 들어가는 제조 장비와 자재의 중국 수출을 통제한다고 발표했다. 상무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의 경우 1년간 한시적으로 장비 수입을 포괄적으로 허가했는데, 한국은 1년 더 유예 연장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확인된 것이 아니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새로운 내용이 추가된 것이 아닌 만큼 이번 발언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목표는 중국의 반도체 개발을 막는 것이지 동맹국인 한국의 반도체 업체를 괴롭히는 것이 아닌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에스테베스 차관도 이날 중국 첨단 반도체 견제를 위한 수출통제에서 한국을 핵심 파트너로 꼽고, 수출통제 협력을 확대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중국이 우리를 위협하는 역량을 구축하는 것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동맹 기업들에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며 “이와 관련 (한국과)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미국과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미래 기술 수준 한도 설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다”며 “양국은 중국 내 우리 반도체 기업이 운영 중이거나 투자 중인 사안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고, 장비 포괄허가의 연장과 기술 수준 설정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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