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새로운 반유대주의 역겹다”···ICC 체포영장 청구에 갈라진 세계

2024.05.21 15:42 입력 2024.05.21 17:23 수정

라파 지상작전으로 엇갈렸던 미국도 이스라엘 편

유럽은 찬반 나뉘어 뚜렷한 이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AP연합뉴스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이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부에 대해 전쟁범죄 및 반인도적 범죄 혐의로 동시에 체포영장을 청구하자 국제사회는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미국이 곧바로 이스라엘 편에서 ICC를 비난하고 나섰지만, 유럽은 제각각 목소리로 온도 차를 드러냈다.

‘피고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ICC 검사장을 향해 “새로운 반유대주의”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도덕적인 이스라엘 군대를 살인과 사체 방화, 참수, 강간을 일삼는 하마스 괴물과 비교하다니 뻔뻔하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또 ‘신반유대주의’가 서방의 대학 캠퍼스에서 ICC로 옮겨 왔다며 “수치스럽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 총리로서 이스라엘군과 집단 학살자인 하마스를 비교하는 ICC 검사장의 역겨운 행위를 거부한다”고 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지상작전 강행을 둘러싸고 팽팽하게 맞서왔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번 사안만큼은 네타냐후 총리를 옹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 지도자들에 대한 ICC 검사의 체포영장 청구는 터무니없다”면서 “검사의 의도가 무엇이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에는 어떤 동등성도 없다”고 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별도 성명에서 “하마스는 홀로코스트 이후 최악의 유대인 학살을 자행한 테러 조직이며 여전히 미국인을 포함한 수십 명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또 ICC의 체포영장 청구가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는 ICC 조사의 정당성과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영국·독일은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프랑스·벨기에는 ICC 지지를 표명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대변인을 통해 “이번 조치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중단시키거나 인질 구출, 인도주의적 지원을 끌어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ICC는 체포영장을 청구할 관할권이 없다”고 지적했다.

독일 외교부는 성명에서 “ICC의 독립성과 절차를 존중한다”라면서도 우려 사항들을 지적했다. 특히 ICC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 지도자에 대한 체포영장을 동시에 청구하면서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동등하다는 잘못된 인상을 심어줬다”고 짚었다.

반면 아자 라비브 벨기에 외교부 장관은 “가자지구에서 자행된 범죄는 가해자와 관계없이 최고 수준의 기소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프랑스도 외교부 성명에서 “프랑스는 ICC와 그 독립성을 지지한다”며 “면죄부를 주는 모든 상황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했다. CNN은 “프랑스 성명은 프랑스와 영국·미국을 비롯한 서방 동맹국 입장 간의 큰 분열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21일 “ICC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법에 따라 직권을 행사하길 희망한다”며 체포영장 청구를 사실상 지지했다.

각국이 다른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이번 체포영장 청구를 주도한 ICC의 카림 칸 검사장은 단호하다.

칸 검사장은 이날 미국 CNN방송 인터뷰에서 “법 위에 있는 사람은 없다”며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끌려간) 인질을 데려올 권리와 의무가 있는 게 지당하지만 그런 행위는 반드시 국제법을 준수하면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CC가 영장을 발부하면 원칙적으로 124개 회원국은 네타냐후 총리가 자국에 입국할 때 그를 체포해야 하는 의무를 진다. 다만 ICC에 영장을 강제 집행할 수단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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