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논문 책임 저자 단국대 교수 “제1저자, 적절하지 않다 생각했지만···”

2019.08.21 11:24 입력 2019.08.21 13:18 수정 최민지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한 후 서울 종로구의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의 딸이 고교 시절 2주간 단국대 의대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려 특혜 논란이 된 논문의 책임 저자가 “적절하지는 않았지만 부끄러운 짓은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외국 대학 가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며 1저자 등재가 진학용 스펙쌓기였다는 점은 인정했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는 21일 단국대 의대 장영표 교수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장 교수는 “(논문 등재와 관련해) 규정을 위반했다거나 제가 책임져야 될 일이 있다면 응분하게 책임을 질 생각”이라며 “다만 조씨(조 후보의 딸)가 논문에 가장 많은 기여를 했고, 1저자를 누구로 할지는 책임저자가 결정하는 문제다. 나중에 서브미션만 도와준 사람들을 1저자로 한다면 그게 더 윤리 위반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1저자가 될 만큼 조씨의 기여가 충분했냐는 질문에는 “고등학생이 무슨, 충분히라고 얘기는 못 한다. 그 당시에 적절하다 생각하지는 않았다”면서도 “(조씨가) 외국 대학 가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제 입장은 ‘적절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끄러운 짓을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조씨가) 많이 놀랍게 열심히 했다. 대부분 애들이 2~3일 하다 ‘확인서만 하나 써주세요’하고 만다. 주말 빼면 열흘에서 12일 정도 될 것인데, 그건 대단한 일을 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 외국 저널은 영어가 신통치 않으면 읽어보지도 않고 거절한다. 그러니 (영어는) 굉장한 기여를 한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장 교수는 조씨를 제1저자로 올린 데 따라 선의의 피해자가 생긴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자신이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1저자로 들어간 논문을 대학 입학에 쓰게 하기 위해 할 수 없이 빨리 싣는 쪽을 택해서 외국 저널이 아닌 국내 저널을 선택했다”며 “그래서 논문이 제대로 평가를 못 받은 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국 대학에 진학한다고 해서 그렇게 해줬는데 나중에 보니 고대(를 갔더라). 그래서 사실 상당히 실망했다”며 “거기(고대) 갈 거면 뭐하러 여기 와서 이 난리를 쳤나. 또 엉뚱하게 무슨 의학전문대학……. 합격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되지만 실망이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나는 모른다. 집사람과 OOO(조 후보자 딸) 어머니가 같은 학부형이니까 서로 몇 번 부딪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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